TL;DR

• 국내 NFT 시장은 2021년부터 대기업 주도하 NFT 플랫폼, NFT 커뮤니티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생겨났으나, 2022년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 글로벌 시장 대비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데, 이는 1) 지나친 로컬 중심의 시장, 2) 실질적인 효용의 부재, 3) 규제로 인한 사업의 어려움 등이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NFT 시장에서는 티켓, 정품 인증서 등 실용적인 활용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NFT가 단순 투기 대상을 넘어 실질적 가치를 지닌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발전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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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한국의 NFT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를 밀접하게 따르며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NFT 시장이 2021년부터 크립토펑크, BAYC 등 블루칩 NFT를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한국에서도 NFT 열풍이 시작되었다. 특히 한국의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다양한 NFT 프로젝트들이 빠르게 등장하며 시장이 확장되었다. 이 중 메타콩즈와 선미야클럽 같은 프로젝트들은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로컬 NFT 마켓플레이스도 속속 출시되며 한국 NFT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2022년 5월 테라 루나 사건, 그리고 11월 FTX 사태 이후 크립토 윈터가 시작되었으며 NFT 시장도 하락세를 겪기 시작하였다. 이에 많은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는 사업을 조기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출시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리포트에서는 이들 사례를 분석해 한국 NFT 시장의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시장 침체로 인해 프로젝트를 중단한 사례들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들의 전략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 NFT 시장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2. 2024 한국 NFT 시장 개요

한국의 NFT 시장은 2022년 초 급격한 성장기를 맞이하였다. 금융, 유통, 통신 분야의 다양한 대기업들이 NFT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은 대기업 주도로 빠르게 형성됐다.

2.1. NFT 플랫폼

Source: Tiger Research

이 시기 NFT 플랫폼들은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각 플랫폼은 NFT 제작부터 거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현지화된 서비스로 국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였다. 이는 최대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분야에서 확보한 탄탄한 고객 기반을 NFT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기업은 오랜 기간 거래, 판매, 정산 등 플랫폼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해온 경험과 리소스를 바탕으로 마켓플레이스와 다양한 기능들을 수월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Source: 좌) 팔라, 우) KT 민클

그러나 2023년부터 상황이 급변하였다. 많은 기업들이 NFT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여러 요인에서 기인했는데, 우선 국내 시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오픈씨, 매직에덴, 블러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비해 사용자 규모가 제한적이었고, 경쟁력 또한 약해 국내 사용자들마저 이탈하였다. 또한 지속적인 거래를 일으킬 만큼 매력적인 NFT 프로젝트가 부재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NFT 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2.2. NFT 프로젝트

Source: Tiger Research

NFT 프로젝트는 대기업에서 커뮤니티 중심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캐릭터 IP를 개발해 NFT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특별한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NFT와 신세계 백화점의 푸빌라 NFT 프로젝트가 있다. 이들은 각각 9,500개와 1만 개에 달하는 NFT를 발행하였고, 멤버십 혜택을 포함해 출시하였다. 두 프로젝트 모두 즉시 완판되며 초기 NFT 프로젝트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대부분 단순 멤버십 기반의 사업 모델에 의존하며, 2차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NFT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지속적인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그 결과 많은 NFT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채널들이 비활성화되거나 일부 사업이 종료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더해, 대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앞세운 NFT 프로젝트 또한 초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가치와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지 못해 커뮤니티 활성화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3. 지속적인 하향세를 겪는 NFT 시장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인해 국내 NFT 시장 역시 지속적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하락세는 글로벌 시장 대비 더욱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 1) 국내 NFT 시장의 지나친 로컬화, 2) 실질적인 효용이 부족한 NFT 프로젝트, 그리고 3) 가상자산 규제로 인해 높아진 허들 등이 그 원인으로 확인된다.

3.1. 한국 NFT 시장의 지나친 로컬화

한국은 자국어 기반의 SNS와 커뮤니티가 발달한 국가다. 이로 인해 NFT와 같은 특정 문화나 트렌드가 한국 내에서 유행할 때,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글로벌 사용자들의 유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더욱이 한국어 기반 NFT 플랫폼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한국인들은 사용이 편리한 자국어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어 더욱 고립된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한국 시장의 특성은 글로벌 NFT 생태계와 대조를 이룬다. 글로벌 NFT 프로젝트는 주로 영어 기반의 커뮤니티 채널과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운영된다. 예를 들어, NFT 프로젝트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레딧(Reddit), X(구 Twitter), 오픈씨(OpenSea), 워프 캐스트(Warp Cast) 등의 서비스 모두 영어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언어적 차이는 국내 NFT 프로젝트들에게 해외 진출의 장벽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어렵게 만들어 성장에 한계를 가져온다.

3.2.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NFT

Source: 좌) 서울 예술인 NFT, 우) 블루베리NFT

한국 NFT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수집형 NFT로 시작되었다. 국내 유명 작가의 미술품, 스포츠 선수 관련 NFT 등이 다수 출시되었고, 일부는 작가의 명성에 힘입어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순 수집품이나 투기 대상으로 여겨진 이들 NFT는 지속적인 관심을 얻는 데 실패하며 점차 외면받았다. 이어 대기업 주도의 멤버십 NFT가 두 번째 유행을 일으켰고 출시 가격이 급등했지만, 현재는 거래량과 가격이 크게 하락한 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메타콩즈의 판매 추이, Source: Opensea

이러한 현상은 NFT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수집품'이라는 개념과 급격한 가격 상승은 NFT의 투기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과열된 유행이 식으면서 단순 디지털 이미지 소유권만으로는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멤버십 NFT도 할인 혜택, 홀더 전용 익스클루시브 이벤트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였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혜택과 품질 그리고 실질적인 효용의 부족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 실패하였다.

3.3. 가상자산 규제로 인한 높은 허들

국내 NFT 시장의 또 다른 어려움은 높아진 규제 허들에 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이에 따른 NFT 관련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NFT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래 네 가지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할 경우 NFT가 가상자산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 대량 또는 대규모 시리즈로 발행되어 대체 가능성이 큰 경우

• 분할 가능하여 고유성이 크게 약화된 경우

•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직·간접적인 지급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한 경우

• 불특정인 간에 가상자산으로 교환이 가능하거나, 다른 가상 자산과 연계하여 재화 또는 서비스의 지급이 가능한 경우

가상자산법 시행 후 NFT 스테이킹 리워드 서비스를 종료하는 선미야 클럽, Source: sunmiya.club

NFT가 가상자산으로 분류될 때 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당하다. 한국에서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VASP 라이선스 취득 뒤에도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수반된다. 이는 물적, 인적 자원이 부족한 기업이나 프로젝트 단위의 팀들이 NFT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며, NFT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신생 기업들의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서비스들이 가상자산 분류를 피하기 위해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종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NFT 관련 많은 사업들이 방향성을 전환하거나 철수하는 등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한국 NFT 시장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Source: 현대카드

국내 NFT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NFT 활용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로, 현대카드가 공연 티켓의 위변조와 암거래 방지를 위해 실제 공연 내 NFT 티켓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기존 산업에 NFT 기술을 접목해 벨류업을 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사회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앞으로 NFT 기술이 대중들의 일상적인 불편함을 해소하고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Source: Vircle

또한 NFT 기술은 상품의 정품 인증과 기업의 CRM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활용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정품 인증의 대표적인 사례로, NFT 기반 상품 보증서를 제공하는 버클(Vircle)을 들 수 있다. 버클은 정품 인증과 A/S가 중요한 패션 브랜드와 전자기기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그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NFT 디지털 보증서는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 종이 보증서의 분실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만으로도 정품 인증과 A/S를 받을 수 있어 편리성을 높인다. 기업 측면에서도 이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CRM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더불어 디지털 보증서는 멤버십 기능도 병행하며, 다양한 채널의 고객 정보를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할 수 있게 한다. 이들 사례는, NFT가 기업과 고객 양측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가져다주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어 긍정적이다.

5. 마치며

국내 NFT 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들이 많다. 앞서 살펴본 요인들 외에도 국내에서 발생한 다양한 NFT 관련 사건, 사고로 인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내 인플루언서들의 NFT 관련 스캔들과 여러 프로젝트들의 러그풀 사태는 NFT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더불어 여전히 많은 이들이 NFT를 단순한 투기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시장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NFT 기술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다양한 성공 사례의 축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NFT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NFT 업계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웹3 프로젝트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한국은 게임, 웹툰, 케이팝 등 NFT를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가다. 현재는 다소 폐쇄적인 환경과 혼란스러운 규제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나, 주어진 틀 안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NFT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어 기대를 해볼 만하다. 이러한 사례들이 축적되어 NFT 관련 기술과 경험이 쌓이고,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NFT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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