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의 유럽연합(EU) 내 판매 부진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며 전기차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3월 한 달간 테슬라의 EU 지역 신차 등록 대수는 1만8,2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나 급감했다. 이는 전월의 47% 급락과 1월 50% 감소에 이은 세 번째 큰 낙폭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 1분기 누계 기준 테슬라 차량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전체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이 3월에 17.1%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해 3월 2.8%였던 EU 내 테슬라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올해 같은 기간 1.8%로 떨어졌다. 전기차 산업 확대 속에서도 테슬라만 역행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4일(현지시간) 프리마켓 거래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 하락했다. 특히 하루 전 5%가량 상승했던 흐름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전일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했음에도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가 앞으로 테슬라 경영에 더 집중하겠다고 약속한 발언이 주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관계를 조율하면서, 백악관 업무보다는 테슬라 경영에 시간을 더 할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가 단기적 이슈를 넘어 구조적인 수요 약화와 브랜드 경쟁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중국 비야디(BYD)와 유럽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가격 인하 외에 뚜렷한 돌파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내 역할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실적 반등 여부는 그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시장 부진이 단순한 일시적 흐름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하락 추세의 시작인지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테슬라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려면 가격 전략 못지않게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