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서 부지 협상이 중단되거나 건설이 미뤄졌다.
블룸버그는 MS가 최근 시카고 인근을 포함한 미국 일리노이, 노스다코타, 위스콘신주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연기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과 케임브리지 사이의 임대 협상은 철회됐고, 자카르타의 건설도 미뤄졌다. 위스콘신 마운트 플레전트에서는 확장을 잠정 중단했다.
직접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급업체들에 미친 영향도 감지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임대해 온 코어위브는 MS가 추가 용량 요청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업체 어플라이드 디지털도 "노스다코타에 건설할 서버 단지에 대해 MS가 아닌 다른 기업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MS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세계 2위 클라우드 제공 업체다. 챗GPT의 파트너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AI 수요 증가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지만 이번 조정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많다.
미국 투자은행 TD 코헨은 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에도 두 곳 이상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이번 조정이 전략적인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밝히면서, AI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데이터센터 확장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MS의 투자 조절 배경에 AI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투자자는 데이터센터 확장을 둘러싸고 과열 우려를 제기해 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전면적인 상호관세 조치도 빅테크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는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스마트폰, 컴퓨터, 데이터센터 장비 등 전자제품 수입액은 총 4천860억 달러로 전체 수입 중 두 번째로 크다. 이들 제품의 공급지는 대부분 멕시코, 대만, 중국, 베트남 등이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은 작년 기준 데이터 처리 장비의 수입만 약 2천억 달러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담이 확대되면 공급망 조정과 함께 빅테크의 단기 투자 축소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발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은 4년간 미국 전역에 20개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최대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회의적이다. 미국 평가사 DA 데이비슨의 분석가는 "장비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타게이트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