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가 오는 6월 5일 공식 출시된다. 가격은 450달러(약 65만 원)로 책정됐다. 뉴욕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체험 행사에서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한 주요 엔지니어들이 처음으로 직접 나서 설계 철학과 기술 개선 사항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향상된 성능뿐 아니라, 기존 스위치 액세서리 대부분과의 호환성,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가 강조됐다.
코우이치 카와모토 프로듀서, 테츠야 사사키 기술 디렉터, 타쿠히로 도하다 디렉터 등 닌텐도 개발 삼인방은 ‘닌텐도 스위치 2’의 핵심 개선점으로 성능 향상은 물론, 유저 인터페이스의 재설계와 안정성을 꼽았다. 특히 음성 채팅 기능과 관련해, 음성은 선명하게 전달하되 게임 중 박수 소리와 같은 감정 표현은 제외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하드웨어 설계 이상의 감성적 고려도 반영한 모습을 보였다.
닌텐도 스위치 2의 디스플레이는 7.9인치 LCD 기반이며 최대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기존 OLED 모델 대비 광택 감소를 우려할 수 있지만, 카와모토는 “HDR 기술을 새롭게 활성화하면서 시각적 품질은 오히려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사사키는 화면의 끊김 현상을 줄이기 위한 가변 주사율(VRR)을 핵심 개선점으로 언급했으며, 이처럼 유연한 주사율 조절은 DLSS 기반 AI 업스케일링 기술과 결합되어 더욱 안정적인 게임 플레이를 지원한다.
하드웨어 구성 면에서도 대폭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조이콘 2(Joycon 2)는 구조 자체를 처음부터 재설계한 신형 컨트롤러로, 아날로그 입력을 배제하고 반응성을 택했다. 이전 모델에서 자주 지적된 스틱 드리프트 문제도 완전히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또 마우스 기능이 내장되어 있는 이 장치는 팬츠 위에서도 작동 가능하며, 게임 ‘드래그 앤 드라이브(Drag and Drive)’ 등에서 실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하다는 이 같은 통합형 조작 방식을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게임 경험”으로 평가했다.
기존 스위치 하드웨어와의 연결성 역시 주목된다. 닌텐도 스위치에서 사용된 모든 주변기기는 향후 스위치 2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기존 프로 컨트롤러도 문제 없이 연동된다. 다만 스위치 1과의 물리적 연결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링 피트 어드벤처’와 같은 외부 기기 기반 게임도 스위치 2에서 유지될 예정이다.
닌텐도가 밝힌 호환성 관련 정보에 따르면, 대부분의 스위치 1 게임은 별도 업데이트 없이도 스위치 2에서 더 빠른 로딩 속도와 향상된 프레임레이트로 실행될 수 있다. 단, 닌텐도 라보처럼 물리적 장비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일부 소프트웨어는 제외된다.
사사키는 스위치 2의 안전 제어 기능으로 부모 통제 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기능을 통해 자녀와 대화를 허용할 수 있는 친구를 부모가 직접 승인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설계의 기획 단계는 이미 2019년에 시작됐으며, 초기 개발 방향 설정 과정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수급 불안이 만만치 않은 장애물로 작용했다. 하지만 닌텐도는 이러한 변수 속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에 유연성을 확보했다. 예컨대 영상 품질 향상을 위한 엔비디아(Nvidia) GPU와 레이트레이싱 기능, 제3자 카메라 기반의 음성 인식 기능 등의 도입이 그 예다.
이번 모델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기능은 ‘스위치형 마우스 제어’로 단순한 터치 조작을 넘어서 회전 동작을 기반으로 조이콘 조작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 활용에 있어 메뉴 진입 없이 물리적 움직임만으로 제어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UX가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향상된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성, 개선된 e샵(E-Shop) 로딩 속도 등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한 점도 눈에 띈다. 카와모토는 특히 e샵 개발 요청에 있어서 “리스트 스크롤 속도가 느려 화가 날 정도였다”며, 이에 따른 엔진과 서버 기반 최적화를 제품팀 전체가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개발진은 명시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게임당 80달러(약 11만 5,000원)에 책정된 소프트웨어 가격 인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당시 시행된 관세 정책의 여파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2는 기존 유저 경험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동봉 기술, 확장성, 호환성 측면에서 대대적인 진화를 이뤄냈다. 업계는 이번 모델을 닌텐도의 미래 전략을 가늠할 신호탄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