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올해 들어 20% 이상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3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금 선물은 온스당 $3,155(약 460만 원)까지 상승하며 분기 기준으로는 1986년 이후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금값 급등은 글로벌 거시 불확실성과 무역 긴장 고조,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조치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 간 주요 교역국에 돌연 관세를 부과하거나 계획을 변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장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벗어나 금과 미국 국채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 경제 지표 자체는 아직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소매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물가 부담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는 이전보다 적극적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2월 금 포함 원자재 ETF에는 총 47억 달러(약 6조 8,620억 원)가 유입됐는데, 이 중 SPDR 골드 셰어즈(GLD) ETF로만 34억 달러(약 4조 9,640억 원)가 몰렸다.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적 긴장, 중앙은행의 매수세도 함께 작용하면서 금값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월가 주요 기관들도 금에 대한 상향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금 가격이 2년 내 온스당 $3,500(약 511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주요 배경으로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달러 자산 축소 움직임, 중국 보험사의 금 시장 진입, 그리고 투자자 신뢰 회복 지연 등이 지목됐다.
금 시장은 현재로서도 탄탄한 수급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정치와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투자자들은 금의 *피난처* 기능에 다시 주목하고 있으며, 이 트렌드는 시장 불안이 완화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