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기름(비프 탈로우)이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식음료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외식 산업 박람회에서도 이 화제가 중심에 섰고, 플로리다에서 열린 백악관 전직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기자회견 중에는 그가 Steak 'n Shake 매장에서 쇠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을 먹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쇠기름은 소 지방을 정제한 고체 형태의 지방으로, 최근 몇몇 외식 체인들과 식음료 제조업체들이 다시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특히 쉐이크앤스테이크는 올 봄 들어 식용유 대신 쇠기름으로 감자튀김, 어니언 링, 치킨 텐더를 조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파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버팔로와일드윙스 등도 일부 메뉴에서 쇠기름 조리로 전환 중이거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쇠기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독특한 맛과 높은 연기점, 그리고 건강상 효능을 이유로 꼽는다. 그들은 쇠기름이 식물성 씨앗 오일보다 덜 가공돼 있으며, 포화 지방 외에도 콜린과 공액리놀레산(CLA)처럼 식욕 억제 및 대사 개선을 돕는 지용성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바 있는 케네디 전 장관은 “가공식품과 씨앗 오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쇠기름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쇠기름은 소비자 시장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테크노믹(Technomic)에 따르면 2023년 말부터 2024년 말까지 쇠기름 언급 비율이 음식점 메뉴에서 40% 넘게 증가했으며,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센셜(Datassential)은 향후 4년 내 약 8%의 외식업체 메뉴에 쇠기름이 포함될 것이라 내다봤다. 단, 이 수치는 여전히 전체의 1% 미만이다.
영양학계는 보다 신중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동물성 지방은 식물성 오일에 비해 포화 지방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코넬대 영양학부의 샌더 커스턴 소장은 “쇠기름 역시 가공 식품의 일종이며,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으므로 과도한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반대로, 쇠기름을 찾는 식당과 식재료 유통업체는 확실히 늘고 있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맥시멈퀄리티푸드, 마르크스푸드서비스 등 유통기업들은 해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항생제, 방목 방식의 소에서 추출한 쇠기름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할랄 인증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들 업체는 쇠기름의 저렴한 가격도 장점으로 꼽는다. 덕 페트가 유행했을 땐 3파운드에 약 44달러(약 6만 4,000원)에 달했지만, 쇠기름은 절반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래 쓰는 기름'을 원하는 식당 주방에서는 프리로우(Frylow) 같은 내열 도자기 장비와의 호환성에 대한 문의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로우 대표 브래들리 마트는 “올해 초부터 문의가 하루 두세 건으로 급증했으며, 쇠기름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쇠기름의 확산이 수요 기반 소비자 움직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향후 식품 시장 전반의 오일 선택 기준과 건강 트렌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