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장기 소송전이 공식적으로는 종료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다시 법적 다툼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SEC가 지난달 항소를 철회하며 소송이 일단락된 듯했으나, '긴급 요청(emergency request)'이라는 이례적인 문서가 법원에 제출되면서 관련 이슈가 재점화됐다.
해당 문서는 저스틴 W. 키너(Justin W. Keener)라는 인물이 미 연방법원 토레스 판사에게 제출한 것으로, '피고인과 미국 시민의 자유를 위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겠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하지만 SEC는 이에 즉각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명확한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 해당 청구는 이미 사건이 제2 연방순회항소법원으로 이관된 상황에서 연방법원이 관할권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키너가 정식으로 사건 개입(intervention)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 리플이 해당 증거자료의 도움이 되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청구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키너는 과거 무자격 주식 중개인 혐의로 SEC에 의해 제소돼 1,000만 달러(약 146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어, 그의 신뢰성과 동기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코멘트 SEC는 이 요청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절차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으며 법원이 이를 기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새 법적 움직임은 리플 커뮤니티 사이에서 다시금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법원이 SEC의 반대 입장을 기각하고 해당 요청을 검토할 경우, XRP의 가격 반등을 촉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주요 법적 이슈는 이미 지난달에 마무리되었으며, 최근 가격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스팟 XRP ETF의 미국 승인 여부나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장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 등에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XRP는 현재 약 1.80달러(약 2,628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올해 1월 중순에 기록한 고점인 3.40달러 대비 약 47%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