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오는 4월 9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비트코인(BTC)의 상승세가 하루 만에 급격히 꺾였다. 전날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8만1,180달러(약 1억1,852만 원)까지 오르며 반등했지만, 이는 ‘미국이 대중 관세 부과를 보류할 것’이라는 허위 보도가 원인이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 소식이 확인되자 S&P500 지수는 일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암호화폐 시장 역시 강한 매도 압력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2024년 11월 6일 이후 처음으로 7만5,000달러(약 1억950만 원) 아래로 떨어지며 주요 지지선인 7만3,400~7만7,000달러 사이의 수요 구간을 다시 시험하고 있다. 이 구간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작된 급등장에서 형성된 공정 가치 갭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 구간이 매수세가 유입되는 안전지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el van de Poppe)는 비트코인이 재상승하기 위해선 해당 구간을 반드시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만 달러까지 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나, 추가 하락이 남아 있는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분석가 옐레(Jelle) 역시 유사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7만4,400달러(약 1억860만 원)까지 떨어진 뒤 7만9,000달러(약 1억1,540만 원)를 회복한 점에 주목하면서 "주식시장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격이 방향을 잡기 전까지는 짧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비트코인의 단기 움직임 외에도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s, LTH)의 매도 가능성이 새로운 하락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장기 보유 코인의 거래소 유입을 분석하는 ‘코인 데이즈 디스트로이(CDD)’ 지표가 4월 7일 급등했다. 이 지표는 오랜 기간 보관된 코인이 움직일 경우 상승하며, 일반적으로 매도 압력을 시사한다.
크립토퀀트 기여자 IT Tech는 과거에도 CDD 급등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전례를 상기시켰다. 실제로 4월 2일 지표가 급등한 직후 비트코인은 8만8,000달러(약 1억2,848만 원)에서 8만1,000달러(약 1억1,826만 원)로 빠졌으며, 3월 27일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그는 현재 장기 보유자들이 자산을 매도할 조짐이 다시금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우, 3월 고점이었던 7만4,000달러 선이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 선마저 붕괴된다면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기적인 트레이딩과 별개로 장기 흐름을 분석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