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가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1BTC당 82,000달러 선을 간신히 유지하며 방향성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세를 보였고, 이러한 흐름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도 연쇄 반응을 유발했다. 시장 전반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공포’ 영역에 진입했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사상 최고치인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돌파했다. 기관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사이의 포지션 분열도 두드러진다. 대형 투자자(‘고래’)들은 향후 가격 하락을 예상하며 단기 숏 포지션을 늘리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 포지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에서는 롱 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포착됐다. 바이낸스, 바이빗, OKX 등 주요 거래소에서의 펀딩레이트(Funding Rate)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음수로 전환된 종목도 다수 나타났다. 이는 숏 포지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거래소 보유 비트코인 수량은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자산을 자체 지갑으로 이체하는 ‘거래소 탈출’ 현상과 장기 보유 전략의 확산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장 전반에서는 공급 감소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옵션 만기일인 4월 4일과 30일을 앞두고 트레이더들은 전략 조정에 나섰다. 장기물 채권에서는 콜옵션 매수세가, 단기물에서는 풋옵션 물량이 증가하며 양방향 헷지 전략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4월 15일 미국 세금 납부 기한 이전까지 비트코인이 76,500달러 수준을 방어할 수 있다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된 관세 발언이 시장을 강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촉발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결제약정 증가, 자체 보관 확대, 그리고 롱·숏 포지션 분화 등은 앞으로의 시장 변동성을 예고하는 주요 신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