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증권당국(CSA)이 암호화폐 담보 대출 플랫폼 APX 렌딩(APX Lending)에 대해 등록 면제를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와의 공동 규제 프레임워크 개발 작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를 통해 APX는 기존의 딜러 등록이나 투자설명서 제출 없이 암호화폐 담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APX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캐나다 달러 또는 미국 달러를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대출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년까지 다양하며, 향후에는 지원하는 디지털 자산과 법정화폐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면제가 APX 고유의 사안이며 타 기업에 동일한 전례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캐나다 내 암호화폐 대출 산업의 규제화 가능성에 있어서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다. APX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안드레이 폴리아코프는 “캐나다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수립했다”며 “개인은 물론 기관 고객도 암호자산을 보유한 채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APX 대출은 담보 대비 대출 비율(LTV)이 20~60%로 설정돼 있으며, LTV가 80%에 도달하면 추가 담보 요청이나 부분 상환 경고가 전달된다. 차입자가 이 조치에 응하지 않을 경우 LTV 90% 도달 시 자동 청산 메커니즘이 작동된다.
해당 플랫폼은 캐나다 금융거래분석센터(FINTRAC)에 등록돼 있으며, 주요 경쟁사로는 렛드(Ledn), 넥소(Nexo), 유호들러(YouHodler) 등이 있다. APX는 이번 면제를 발판삼아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향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 진입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확장은 각국 규제 승인 절차에 따라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캐나다 암호화폐 산업은 최근 정치적 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신임 총리 마크 카니는 비트코인의 발행량 한계를 문제로 지적한 바 있어,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X의 사례는 캐나다가 암호화폐 기반 금융 상품에 대해 점진적 제도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