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 불붙었다…美 오픈AI 질주, 中 딥시크는 규제 직격탄

미·중 기술 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은 여전히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경기 둔화와 엄격한 수출 규제로 인해 시장은 불안정하지만,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AI 신모델 발표와 사업 다각화로 앞다투어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오픈AI였다. 오픈AI는 새로운 GPT-4.1 시리즈와 O3·O4-Mini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사용자가 10억 명에 달했다는 발표까지 내놓으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심지어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는 틱톡의 퇴출 가능성과 메타(META)의 반독점 소송이라는 일련의 불확실성을 틈타 생긴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올 들어 미 하원 상임위원회로부터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되며 정면으로 규제에 부딪혔다. 이러한 와중에도 구글은 '제미니 2.5 플래시'를, 코히어(Cohere)는 멀티모달 모델 'Embed 4'를 공개하고, 아마존은 깃랩과 손잡고 Q Developer를 배포하는 등 AI 플랫폼 경쟁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고 있다.

IPO 시장도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그마는 실패한 어도비 인수 이후 기밀리에 기업공개 서류를 재접수했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디악 로보틱스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상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다소 성급하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통제 및 관세 정책이 기술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엔비디아(NVDA)는 자사 H20 AI 칩의 중국 수출 제한으로 인해 55억 달러(약 7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예고했고, AMD 역시 중국 거래 제한 여파로 8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의 충당금을 반영해야 했다. 이에 따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긴급히 베이징으로 향해 당국 및 현지 고객들과의 관계를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기술 생태계는 달아오르는 한편, 규제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미 법원은 이번 주 구글(GOOGL)의 광고기술 부문에서 반독점 위반을 인정했고, 검색사업에 대한 별도 판결 역시 곧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두 소송 간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장기화될 소송 대신 일괄 타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인프라 시장은 여전히 활황이다. 해머스페이스는 리눅스 기반 데이터 관리 플랫폼 강화를 위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유치했고, 오라딘은 AI 및 비트코인 채굴용 하드웨어 개발을 위해 1억 5,3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다음 주는 SAP, 테슬라(TSLA), 알파벳(GOOGL), 인텔(INTC)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실적 수치보다는 각사 CEO가 제시할 전망과 기술 투자 계획이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혼란스러운 매크로 흐름 속에서도 기술 산업은 AI 중심으로 여전히 강한 추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이제 기술력 그 자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