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소셜 미디어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긍정적 관심을 보여온 만큼, 트위터를 암호화폐 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트위터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일론 머스크에 주당 54달러20센트, 총 440억 달러(한화 약 55조 1500억원)에 트위터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 건은 지난 14일 일론 머스크가 인수 의사를 밝힌지 11일 만에 최종 성사됐다. 3월 14일 트위터 지분 9.2%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오른 일론 머스크는 4월 14일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100% 현금으로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었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인수 작업은 주주 표결과 당국 승인 등을 거쳐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터 발표에 따르면 인수 이후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된다. 해당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5.66% 상승한 51.7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반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5.3%, 이더리움은 6.49%, 솔라나는 5.83% 오르는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공개 지지해온 도지코인은 무려 29% 급등해 0.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여러 발언과 결정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지지 입장을 드러내온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로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2월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현재는 철회됐지만 3월 24일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기도 했었다.
머스크는 일상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보다 도지코인을 더욱 지지해왔다. 도지코인은 2013년 인터넷 유행어 밈(meme)에서 장난처럼 만들어진 암호화폐지만 머스크의 지원으로 시총 10위 암호화페 자리까지 오른 상태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의 견해가 비트코인의 검열 저항적 특성과도 일치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머스크는 15일 한 행사에서 "발언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토대"라면서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타운 광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고리즘 관련 조작을 피하기 위해 트위터는 오픈소스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수정 기능 추가, 트위터 내 스팸, 사기 봇 제거 등 파격적인 혁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잭 도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일론 머스크'는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누군가가 소유·운영하는 기업이 아닌 프로토콜 차원의 '공공재'이길 바란다"면서 "최대한 신뢰할 수 있고 광범위한 포용력을 가진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일론 머스크의 목표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업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운영이 현재 상태나 대형 기관의 적대적 인수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대로,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허용하면서 허위 정보와 유해 콘텐츠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비드 슈와츠 리플 CT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소유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며, 트위터를 이용한 정치적 발언을 통해 커뮤니티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