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존 1.25%의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1.5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한국은행 총재의 부재 속에서 나온 결정인 만큼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이 상당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세계경제 회복세의 둔화가 지적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둔화된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지해왔던 제로금리를 끝내고 지난해 8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해 11월과 올해 1월 세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에도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한국은행은 숨고르기 차원에서 한차례 동결을 유지했다.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금리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은행에서도 꾸준히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상은 그 자체로 놀라운 점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행 총재가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선 금리가 동결되고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최근 인플레이션이 크게 우려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1%가 올랐다. 이는 2011년 12월, 전년 동월 대비 4.2%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4%가 넘은 수치이다. 또 한국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모두 2% 후반으로 상승했다고 밝히며 당분간 4%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 역시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0.25~0.50%가 됐다. 연준 역시 최근 미국의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현지에서는 올해에만 5번에 걸친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통위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