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의 파격 행보는 암호화폐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을 한층 높였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온두라스, 카리브해 소국 신트마르턴 등이 암호화폐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말레이시아 "암호화폐, 법적지위 마련해야"
2022년 3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부는 정부에 암호화폐의 법적지위를 확립해달라고 요구했다.
자히디 자눌 아비딘(Zahidi Zainul Abidin) 통신멀티미디어부 차관은 의회에서 "말레이시아 행정부가 법적 체계에 암호화폐를 편입해 암호화폐 이용을 더욱 장려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비딘 차관은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증권위원회에 암호화폐 규제 관할권이 있다고 밝히는 한편, "금융의 미래인 디지털 화폐에 대한 젊은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암호화폐 합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부 승인을 촉구했다.
온두라스 대통령 "암호화폐로 미국 헤게모니 벗어나자"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가 조만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엘살바도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온두라스가 두 번째 암호화폐 채택 국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핀볼드 보도에 따르면 시오마라 카스트로(Xiomara Castro) 온두라스 대통령은 3월 21일 "엘살바도르가 달러 헤게모니를 벗어난 유일한 국가여서는 안 된다"며 비트코인 채택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제1세계(First World, 부유한 선진국 대열)를 향하는 것은 온두라스의 권리"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두라스는 2021년 8월 수도 테구시갈파에 현지 법정화폐인 렘피라로 이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ATM을 설치한 상태다.
업계는 지난 3월 18일 해당 지역에 머물던 유명 암호화폐 지지자 맥스 카이저(Max Keiser)가 자신의 트위터에 온두라스 국기를 게재한 것도 국가의 암호화폐 채택을 암시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비트코인캐시를 법정화폐로?
시총 25위 비트코인캐시(BCH)를 법정화폐로 고려 중인 나라도 있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동부에 위치한 네덜란드 왕국의 주권국 '신트마르턴(Sint Maarten)'이다.
비트코인캐시는 시장 관심에서 상당히 멀어진 상태다. 2017년 12월 최고 기록인 3785.82달러보다 무려 90%나 하락해 342.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롤란도 브리슨(Rolando Brison) 통합국민당 대표는 "비트코인캐시가 매우 혁신적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효한 커머스·거래·저축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캐시를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법안이 이미 검토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지난주 선출직 공무원 중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캐시로 급여를 수령했으며, "신트마르턴을 카리브해 지역의 암호화폐 수도가 되도록 도와줬다"며 대표적인 비트코인캐시 지지자 로저 버(Roger Ver)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코인마켓캡에서 제공하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 순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49위, 온두라스는 40위에, 신트마르텐은 186위에 올라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3개국은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앙귈라(Anguill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