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약국체인 'CVS헬스'가 메타버스 상표권 등록을 출원하며 의료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생태계 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메타버스 안에서 약품이나 건강 식품을 구입하고 의료 상담을 받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CVS는 처방약뿐 아니라 영양제, 화장품, 식품, 미용 용품 등을 판매하는 대형 잡화 편의점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예방접종, 진단, 건강검진, 정신건강 서비스 등의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3월 4일(현지시간) 미 특허청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CVS는 메타버스 내 가상상품·NFT 판매 및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상표권을 출원했다.
CVS는 2월 28일 제출한 상표권 출원서에서 자사 로고, 온라인 매장, 다운로드 가능한 '가상상품' 판매에 대한 독점권을 요구했다. 가상상품에는 처방약, 영양 식품, 미용용품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매장 내 클리닉, 원격 의료 서비스를 통한 비응급 치료와 상담 서비스 등을 가상 환경에 구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CVS는 이번 상표권 신청이 메타버스 내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CVS 대변인은 “디지털에 우선하는 기술 발전적 방식을 통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방안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여러 옵션들을 계속해서 확인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VS는 미국 전역에 약 9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 증가 추세와 함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21년 11월 전체 매장의 10%에 해당하는 900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단계적 오프라인 매장 축소 의사를 밝힐 당시 CVS는 "인구 구성과 구매 패턴, 미래 변화에 맞게 소비자와 기업을 위해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VS뿐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이 이같은 변화를 인식하고, 글로벌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에 뛰어들고 있다. 크리스찬디올, 구찌, 나이키, 랄프로렌 등 패션 기업부터 하이브, JYP, YG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까지 메타버스 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회사 월마트는 암호화폐와 NFT 관련 서비스 상표권을 출원했고, 디즈니는 메타버스 관련 특허를 승인받았다. 나이키도 블록체인, NFT을 활용한 패션 스타트업 RTFKT를 인수하는 등 메타버스 내 패션 시장을 준비 중이다. 은행 중에서는 JP모건이 최초로 메타버스에 진입했다.
조시 거번(Josh Gerben) 상표권 전문 변호사는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한 이후, 기업의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출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츈 선정 500대 기업들은 모두 ‘이 플랫폼(메타버스)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담은 상표권 등록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