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BitMEX) 설립자들이 미국 법무부와의 오랜 법정 다툼 끝에 은행보안법(Bank Secrecy Act, BSA)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미 법무부는 2022년 2월 2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비트멕스 설립자인 미국 국적의 아서 헤이스(Arthur Hayes)와 영국 국적인 홍 콩거 벤자민 델로(Hong Konger Benjamin Delo)가 의도적으로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비트멕스는 세이셸에 소재한 암호화폐 거래소다. 암호화폐 선물, 파생상품, 100배 레버리지를 이용한 마진 거래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근거지를 뒀다가 2020년 세이셸로 본사를 이전했다.
2020년 10월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비트멕스의 설립자 및 직원들을 자금세탁 규정 위반, 미등록 거래소 운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비트멕스가 고의적으로 신원인증(KYC) 절차나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정을 어기고 미국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비트멕스는 미국에서 본사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무부는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뿐만 아니라 제재 대상국인 이란 이용자에게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혐의, 세이셸로 본사 이전 시, 아서 헤이스가 현지 정부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두 설립자는 3월 공판일을 앞두고 유죄 사실을 인정했으며, 각각 형사 벌금 1000만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최종 판결에 따라 최고 5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2021년 1월 기준 비트멕스는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원인증을 실시한 상태다.
법무부는 비트멕스가 규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플랫폼을 자금세탁에 노출시켰다는 점을 짚었다. 데미안 윌리엄스(Damian Williams) 법무부 변호사는 "비트멕스는 금융 시장의 회색 지대에서 운영됐다"면서 "미국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하려면 범죄와 부패를 몰아내기 위해 자체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