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등급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암호화폐 시장은 헝다 소식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토큰포스트마켓 기준 2021년 12월 10일 오전 10시 30분 비트코인은 5.23% 급락한 4만 784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7.56% 급락한 4110.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바이낸스코인, 솔라나, 카르다노는 각각 7.08%, 6.85%, 6.93% 하락했다.
피치는 2021년 12월 9일(현지시간) 헝다와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자자오예(Kaisa Group)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로 강등했다. 헝다가 지급유예일이었던 12월 6일까지 8249만 달러(약 973억 원) 상당의 달러 채권이자를 납입하지 못한 이유에서다.
피치는 채무불이행을 했지만 파산 신청 등 마무리 절차를 시작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하고 있을 때 '제한적 디폴트' 등급을 부여한다. 헝다의 역외 달러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22조 7000 억 원)에 달한다.
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암호화폐가 큰 하락 움직임을 보인 것과 달리, 전통 금융 시장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헝다의 달러 채권 연쇄 디폴트가 이전부터 예견됐다는 점과 중국 정부가 재무조정, 부양정책 등을 통해 적절히 헝다 사태를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로 금융 시장에 가한 충격이 적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헝다는 12월 3일 심야 공시를 통해서 채무상환 문제를 인정한 바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자체 가치뿐 아니라 금리 인상,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다양한 변수를 갖게 됐다. 시장이 고비와 회복을 반복하는 가운데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는 공포감 확산과 과매도 분위기로 연말까지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대형 투자자의 저가 매수라는 긍정적인 지표에 주목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12월 6일 기준 비트코인을 100개 이상 보유한 지갑 수가 1만 6141개를 돌파하며 월간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