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향후 표준화 문제가 제시될 겁니다. 각자 독립된 메타버스를 만들되 표준, 즉 아바타를 공유하는 게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메타버스에 갈 수 있도록 표준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2021년 11월 19일 한국블록체인학회가 주최하는 ‘2021 추계 한국 블록체인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블록체인 융합: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주제로 다양한 연사들이 발표를 진행했다.
학술대회에는 직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연사로 나섰다.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대표 ▲박기주 위즈윅스튜디오 이사 ▲이춘성 티론 부사장 ▲김기영 모핑아이 대표 ▲이종명 다윈KS 대표 등 다양한 연사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블록체인 산업 주요 소식을 BBR 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세요(구독신청)
경쟁력 위해선 ‘개방형’ 메타버스 구축해야
오병기 대표는 ‘개방형’ 생태계의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로블록스나 제페토는 플랫폼 내에서 사용되는 아바타가 외부로 공유되지 않는다. 오 대표는 로블록스와 제페토의 이런 특징을 ‘폐쇄형 메타버스’로 정의했다.
오 대표는 “SK텔레콤에서 문자를 보내도 KT나 LG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개방형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에서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듯, 지금의 메타버스 산업도 폐쇄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방형 메타버스를 위한 과제로는 ‘아바타의 표준화’를 제시했다. 그는 “서로 다른 메타버스도 이동할 수 있는 표준화된 아바타가 필요하다”며 “개방형 메타버스를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될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대한민국이 메타버스 강국이 되기 위해선 ▲세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하거나 ▲견실하고 능력있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을 한데 모으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플랫폼이 세계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표준화된 아바타를 통해 각각의 메타버스를 하나로 묶는다면 페이스북의 플랫폼에 대항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지속 위해선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 필요해
김기영 모핑아이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사회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며 “정치·행정이나 기업 경영, 공연이나 행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으로 ▲개방적 구조와 ▲현실지향적 목적성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과거 메타버스는 게임사가 설계한 틀 내에서 진행되는 폐쇄적인 구조이고, 사냥과 전투 등 경쟁지향적인 목적성을 가졌다”면서 “최근 메타버스는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개방적 구조와 현실을 대체하려는 ‘현실지향적 목적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과거와 구분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모습은 가상과 현실의 경험이 긴밀히 연결되는 ‘대체·혼합 가상세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 추계 한국 블록체인 학술대회' 유튜브 갈무리
김 대표는 메타버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요건으로 ▲이용자의 접근성 격차 해소 ▲CPND 생태계의 조화로운 성장 ▲기존 법-제도와의 정합성 확보 ▲비대면 방식의 차별적 가치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MZ세대, 특히 10대만 좋아하지 장년층이나 노년층이 메타버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양한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법과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도 주요 이슈다. 메타버스 내에서의 아바타가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게 되면 모욕과 성희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상공간 내에서 발생한 수익에 과세를 부과하는 부분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CPND(Contents·Platform·Network·Device)’ 생태계의 성장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용자 경험을 최대화하는 기기의 보급과 네트워크망의 확보, 이용자에게 만족을 주는 킬러콘텐츠와 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플랫폼의 조화로운 결합이 필요하다”며 “이런 생태계가 확보될 때 메타버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