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2022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 운영에 착수한다. 암호화폐와 민간 디지털 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인도 정부는 자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며 디지털 화폐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2021년 11월 17일(현지시간) 비지니스스탠다드에 따르면 바수데반(P. Vasudevan) 인도준비은행(RBI) 결제청산 부문 수석 총괄은 인디아스테이트은행이 진행한 행사에서 "늦어도 2022년 1분기에는 CBDC 시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수데반 수석은 "인도 준비은행은 CBDC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시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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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I는 유통, 검증 매커니즘, 잠재 이용자 등 다양한 CBDC 이슈를 검토하고 있다. 바수데반 수석은 "CBDC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느냐에 따라 효율성이 결정된다"면서 "중개 기관을 전면 우회할 수 있는 방안, 탈중앙화, 반(半) 탈중앙화 방안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CBDC 연구·도입 본격화된다
CBDC 연구개발 및 도입 움직임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훌리오 벨라르데(Julio Velarde) 페루 중앙은행 총재는 2021년 11월 16일 온라인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도, 싱가포르, 홍콩 통화 당국과 협력해 CBDC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벨라르데 총재는 "8년 뒤 결제·금융 시스템은 현재와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라면서 "CBDC를 발행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뒤처지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인접국인 칠레에서도 2022년 CBDC 발행을 논의 중이다.
CBDC 작업을 진행해온 중앙은행들은 연구, 개발, 도입 범위와 수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토니 리차드(Tony Richards) 호주 중앙은행(RBA) 지불정책부장은 2021년 11월 18일 "이미 가계와 기업에 안전하고 빠른 저비용 전자 지불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CBDC에 대한 강력한 수요는 없다"면서도 "다른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CBDC 연구를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CBDC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에는 암호화폐과 스테이블코인의 부상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구(IMF), 국제결제은행(BIS) 같은 국제 기구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몫했다.
IMF는 2021년 10월 발행된 나이지리아의 CBDC 'e나이라'에 대해 정책 조언과 기술 지언을 이어왔다. IMF는 보고서에서 CBDC가 금융 포괄성과 송금 편의 개선, 불법 금융 활동 감소 등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후 CBDC 개선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 8월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과 현장 결제 등에 대한 모의실험을 시작해 2022년 6월까지 이를 완료할 예정이다. 2021년 11월 18일 '2021년 지급결제제도 콘퍼런스'를 진행해 공론의 장도 마련했다. 한은은 해당 행사에서 "CBDC가 국가 간 지급 서비스 개선 논의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CBDC 도입이 결정되면 차질없이 발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