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6만 9000달러 부근까지 도달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소비자물가(CPI)의 빠른 상승이 비트코인 단기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2021년 1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미 노동부 자료가 공개된 이후, 비트코인 급등이 시작됐다.
CPI는 휘발유부터 임대료까지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0월 미국 CPI는 2020년 10월 대비 6.2% 오르며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2020년 10월 대비 4.6% 상승해, 199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 단위로 보면 0.9%씩 상승한 수준이다.
해당 발표 후 비트코인은 11월 10일 11시경 6만 8950달러까지 올라갔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인 금도 6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에 S&P 500 주가 지수는 0.29%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 인플레이션 특효약될까
CPI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단기적인 비트코인 과매수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 중개사 오안다(Oanda)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는 "30년래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으킨 위험 회피 반응"이라면서 "월가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과 2021년 말까지 강력한 인플레이션 헤징 수요가 이어질 것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산업 주요 소식을 BBR 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세요(구독신청)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요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징 방안인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헤징 자산으로, 제로금리 상황에서 수익성 있는 투자 자산으로 떠올랐다. 헤지펀드 전설인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는 2021년 10월 CNBC에 "비트코인은 금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금보다 우수한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도 10월 보고서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보다 나은 인플레이션 헤징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리서치 어필리에이츠(Research Affiliates)의 투자전략가 롭 아노트(Rob Arnott)는 비트코인이 지난 10년간 가장 실적이 좋은 자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위기 잿더미 속에서 나온 비트코인은 수십 년 동안 월스트리트의 재앙에 빠진 은행과 정부기관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강력한 실행력은 회의론자와 지지자 모든 층을 놀라게 했다. 비트코인은 1년 동안에만 약 3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오르는데 줄어드는 공급량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공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상승 지표로 거론된다. 거래소에 보관돼 있던 비트코인이 월렛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거래보다는 '보관'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투더블록은 "거래소의 비트코인 잔고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지난 30일 동안 59000 BTC 이상이 중앙화 거래소에서 유출됐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데이터 회사인 글래스노드(Glassnode)는 블로그를 통해 "비트코인이 거래소에서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총 비트코인 거래소 잔고는 순환 공급량의 12.9%, 다년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노드는 11월 첫째 주 계속된 거래소의 비트코인 유출은 10일 사상 최고치 경신 전 확인된 강세 신호"라고 설명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2021년 11월 11일 오전 9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3.65% 내린 6만 46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2.83% 내린 4604.6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