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 당국들은 은행이 어떻게 암호화폐를 취급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수장은 기존 금융기관을 통해 신흥 자산군 시장에 접근하고 개입할 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옐레나 맥윌리엄스(Jelena McWilliams) FDIC 의장은 2021년 10월 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자산을 통제하기 위해, 미 규제 당국은 은행과 암호화폐 보유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위한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수탁·담보 및 자산 활용 가능해진다
FDIC 의장은 은행 규제기관들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은행에게 로드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 대행을 위해 암호화폐를 수탁하는 경우, 대출을 위해 암호화폐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 대차대조표에 암호화폐를 포함시키는 경우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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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 맥윌리엄스 "은행이 암호화폐 수탁업체로 역할하고, 암호화폐를 담보 자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는 은행이 대차대조표에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방법과 보유 가능한 조건에 대해서도 다룰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FDIC 의장은 암호화폐 수탁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지만, 암호화폐를 담보로 활용하거나 은행 대차대조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와 거의 매일 가치 변동이 발생한다는 점"이라면서 "대차대조표에 포함될 수 있는 자본 유형과 유동성 처리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용해야 관리 가능해
맥윌리엄스 의장은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완화하면서 은행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은행에서 암호화폐 작업을 다루지 않으면 은행 외부에서 발전하게 될 것이고 연방 규제기관들이 규제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규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브룩스(Brian Brooks) 전 OCC 청장은 은행의 암호화폐 수탁을 허용하는 등 암호화폐 부문과 은행 산업을 연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후 마이클 쉬(Michael Hsu)가 OCC 수장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암호화폐 규제 속도가 다소 늦춰진 듯했지만, 맥윌리엄스의 이번 발언은 미 당국이 여전히 전통 은행 부문에 암호화폐를 통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당국은 5월 '암호화폐 스프린트 팀'을 조직하고, FDIC, 연준, 통화감독청(OCC) 세 금융 당국 간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