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7일 자본시장연구원의 정지수 연구원이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금융업의 현황과 이슈’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그는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금융권에서 이를 활용한 상품이 출시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메타버스의 활용이 교육, 의료, 패션 등으로 확장되고 경제활동이 발생함에 따라 ▲규제 마련 ▲개인정보 보호 ▲중·장년층 및 노년층의 접근성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콘텐츠 제공 기업 성장세 뚜렷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메타버스 시장이 2025년 4764억 달러, 2030년 1조 50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주요국 또한 메타버스 관련 디바이스 및 콘텐츠 육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예정이다.
△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금융업의 현황과 이슈' 갈무리
미국 정부는 연간 65억 달러 규모의 VR·AR 등 IT 분야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3D 가상현실로 구현한 ‘버추얼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또한 2020년 12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한 후 2021년 5월 관련 업계, 유관기관, 협회 등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가상융합경제 부분 경제효과 3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 주요 소식을 BBR 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세요(구독신청)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진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 서비스 로블록스(Roblox)는 2021년 6월 기준 일일 활성 이용자(DAU)가 4660만 명으로 1년 새 28% 증가했다. 또한 2021년 3월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현재 주가가 24.2% 상승했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의 제페토(Zepeto)도 2020년 1월 대비 주가가 124.7% 상승했다. 2018년 출시 이후 현재 이용자는 2억 명을 넘은 상태다.
정 연구원은 게임과 SNS 중심의 플랫폼 기업 성장이 ‘확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게임, SNS 플랫폼은 디지털 유저가 대규모로 형성되면서 지속적으로 신규 유저 유입 및 커뮤니티 개발이 이어진다”며 “유저의 개별 콘텐츠 선호에 따른 활동성이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메타버스 활용 늘어나고 있어
메타버스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금융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미국의 자산운용회사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Roundhill Investment)는 2021년 6월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K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이 2021년 6월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9월 메타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했다.
금융서비스에도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해 KB금융타운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경영진이나 외부업체와의 회의를 개최하고,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 간 협업 등에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초등학생 대상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신한 솔버스 메타금융스토리’를 진행했다.
IBK투자증권도 메타시티포럼과 협업을 체결해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금융교육과 자산관리, 모의투자,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메타버스 환경이 구축될 경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라는 시각적 제약에서 벗어나고, 소통 방식도 음식 또는 움직임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금융회사는 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고객은 편리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업 내에서 비대면 자산관리와 자금 중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메타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 활성화 대비한 제도와 규제 마련해야
메타버스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메타버스 내 경제활동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체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 연구원은 “메타버스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활성화될 경우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결제하는 등 결제활동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제도, 규제 등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으로 개인의 얼굴 이미지, 시각 정보 등의 유출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의 주요 연령층이 10대인 점도 메타버스가 일상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정 연구원은 “메타버스 주요 연령층이 10대인 점을 고려할 때, 중·장년층 및 노년층의 관심도를 높이고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