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블록체인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개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차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수장으로 지목됐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개리 겐슬러 전 CFTC 위원장을 SEC 신임 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월가 베테랑으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CFTC 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1월부터 바이든 인수위원회 금융정책 감독에 참여하고 있다.
지명자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지원적인 인사로 알려져있다. 지난 2018년 개리 겐슬러는 "암호화폐 기술은 본질적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면서 관련 산업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2019년에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강의했다. 여러 차례 미 의회에서 관련 전문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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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위원장직 내정 사실이 전해진 지난 13일 제이크 체르빈스키 컴파운드 법률고문은 "개리 겐슬러는 암호화폐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수년 간 비트코인을 강력히 지지해왔다"면서 "정책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SEC와 증권법 위반 소송을 벌이고 있는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이번 지명 소식에 "미국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혁신의 길을 밝히기 위해 SEC 책임자들, 더 넓게는 바이든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개리 겐슬러 지명이 리플 소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2018년 "XRP가 증권이라는 충분한 사례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오는 20일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SEC를 비롯한 규제·감독기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ETF 승인을 반대해온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 리플 소송을 주도해온 마크 버거 SEC 집행국장 대행 등이 기관을 떠났다.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수장에는 리브라에 회의적인 로히트 초프라 연방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임명됐다. 그는 "리브라는 민간 대형 은행이 전자 결제 시스템을 독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혁신 억제, 시장 왜곡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