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7천 달러에서 출발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3월 4천 달러 대까지 폭락한 후, 12월 사상 최초로 2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만큼 비트코인에게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스릴 넘치는 한해였다.
많은 투자자들의 바램대로 2017년의 상승장이 재현됐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 상승세가 2017년 비트코인 광풍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글로벌 대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면서 비트코인의 펀더멘탈이 한층 두터워졌다는 평가에서다.
토큰포스트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어떤 요인에 따라 어떻게 가격이 변했는지 큰 가격변동이 있었던 달을 위주로 정리했다.
▲ 1월
올해 1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은 약 7,200달러에서 시작했다. 1월 8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6% 상승한 8,360달러(약 925만 원)에 거래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코스피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휘청였다.
반면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가격이 오르면서,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 2월
]비트코인이 약 5개월 만에 1만 달러를 돌파했다. 1월 초 7,100달러 대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한 달 만에 시세가 40%가량 뛰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불안감이 커지던 시기였다. 한편, 5월에 예정된 비트코인의 세 번째 반감기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3월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폭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현실화됐다. 세계 증시 폭락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폭락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10% 안팎의 폭락을 겪은 가운데 비트코인은 무려 40% 폭락했다.
이에 13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40% 하락해 4,759달러(약 527만원)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약 3천 달러, 일주일 기준으로는 4천 달러 넘게 하락하며 일시적인 암흑기를 맞이했다.
▼ 5월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세 번째 반감기가 진행됐다. 5월 12일 오전 오전 4시 23분경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63만 번째 블록을 생성하며 3번째 반감기에 돌입했다.
반감기란 채굴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시기로, 일반적으로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극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망을 자아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호재가 앞서 선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 7월
비트코인은 6월 초 일시적으로 1만 달러를 넘긴 후 약 6주 만에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1만 달러 선을 재돌파했다. 이달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9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가격 움직임에 대해 블룸버그는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금값은 오르면서,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0월
비트코인은 약 2년 9개월 만에 1만3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동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만2000달러 대를 넘어서면서 단숨에 1만3000 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결제기업 페이팔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지원을 시작으로, 주요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시기였다. 특히 전 세계 3억 5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은 큰 화제가 됐다.
페이팔은 자사 계정을 가진 미국 내 모든 이용자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의 구매, 보유, 판매를 할 수 있게 했고, 이러한 기능을 내년 상반기 중 간편송금서비스인 '벤모(Venmo)'로 확장하고,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매장 내 암호화폐 결제를 준비 중이다.
한편, 페이팔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일 거래량이 6배 이상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 11월
비트코인이 1만 9000달러를 돌파하며 연내 최고가를 또 한번 경신했다. 가격이 2만 달러 문턱에 다다르면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됐다.
비트코인 상승 배경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페이팔의 암호화폐 거래 정식 서비스 개시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유럽 등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이 확대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주목받았다. 다수의 유명 헤지펀드들은 비트코인 투자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의 총 운용자산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 12월
비트코인 가격이 마침내 사상 최초로 2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후 단시간에 2만 4천 달러까지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의 시장 유입도 더욱 가속화됐다. 미국 대형 생명보험사 '매스뮤추얼(MassMutual)'이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JP모건은 해당 투자를 시작으로 6000억대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 자산운용사 러퍼인베스트먼트(Ruffer Investment)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2.5%에 해당하는 7억4000달러 상당을 비트코인에 할당했다.
또 미국 핀테크 결제 대기업 페이팔과 스퀘어가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을 100% 가까이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판테라캐피털(Pantera Capital)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페이팔과 스퀘어가 매일 시장에 풀리는 신규 비트코인 공급량의 대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핀테크 대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올해 초,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2만 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문가 전망과 달리 2만 달러를 넘어서며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내년 2만 달러를 넘어 어디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