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인 제이 클레이튼이 임기 종료 6개월을 남기고 올해 말 퇴임한다.
16일(현지시간) SEC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공식 임기는 내년 6월까지이지만 반년 앞당겨 퇴임한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에 따라 취임한 후 3년 동안 SEC를 이끌어왔다. 그는 임기 동안 기업 자금조달 규모가 확대되는 증권 분야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또 금융 관련 범죄 단속에도 주력해 취임 후 현재까지 총 14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거둬들인 바 있다. 여기에는 암호화폐 관련 주요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특히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 판단과 관련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지었다. 리플(XRP)이나 기타 주요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침을 내리지 않고 있다.
SEC는 2018년 텔레그램의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한 자금조달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기소해 최종 승소했다. 이에 텔레그램은 벌금 1850만 달러을 내고, 투자자들에게 4년 내에 12억 2000만 달러를 반환하는 조건으로 SEC와 합의했다.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마찬가지로 2017년 ICO로 1억 달러 상당을 조달한 캐나다 소셜미디어 킥(Kik)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해 승소했다. SEC는 킥이 무허가 증권인 킨(Kin) 토큰을 판매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킥은 5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하고 SEC와 합의했다.
이밖에도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 3년 임기 동안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단 한 건도 허락하지 않았다. SEC는 비트코인 시세 조작 등 불법 행위를 방지하는 기업의 대응 능력이 법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후임은 당선이 확실시 된 바이든 대통령 후보자의 인수위원회가 지명하게 될 전망이다. 차기 행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위원장 대행 역할을 하게 될 인물로는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과 발언으로 '크립토 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