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달 9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놓고 솔리드X, 반에크와 진행한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2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SEC의 승인 거부에 대해 ETF 신청 업체들은 기관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전해졌다.
SEC는 지난달 반에크와 솔리드X ETF를 두고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의에는 SEC 측 앨라드 로이즈먼(Elad L. Roisman) 위원과 자문단 딘 콘웨이(Dean Conway), 매튜 이스타브룩(Matthew Estabrook), 크리스티나 토마스(Christina Thomas), 그리고 솔리드X와 반에크,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솔리드X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 및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다. 2016년 3월부터 뉴욕증시(NYSE)의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해왔으나 작년 3월 거부 처리됐다.
반에크는 뉴욕 소재의 투자 운용사로 460억 달러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6월 실물 지원 비트코인 ETF를 CBOE의 BZX 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제시된 실물 지원 비트코인 ETF 가격은 주당 20만 달러(주당 25 BTC)로 기관 투자자를 겨냥하는 상품이다. 해당 건은 지난 여름 SEC가 ETF 승인 결정을 연기한 이후 대기 상태에 있다.
기관은 승인 거부 결정에 대해 시장이 사기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증권거래법 6(b)(5)'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제시하며, 기관이 "선물 상품을 지원할 수 있는 잘 갖춰진(well-established), 의미 있는 규모의(significant) 규제(regulated) 시장 가운데, ETF를 승인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SEC는 3개 기업이 신청한 ETF 9건의 승인을 거부하면서도 비슷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에 신청 기업들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아래 비트코인 파생 상품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다"며, CBOE와 CME를 언급했다.
지난달, 암호화폐 투자 분석가 브라이언 켈리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선물시장 수요가 강화되고, 시장이 성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ME는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비트코인 선물 하루 평균 거래량(ADV)이 전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의록은 반에크와 솔리드X, CBOE의 대표자들이 기관이 제시한 승인 거부 근거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SEC가 '의미 있는 규모의(significant)'라는 용어를 사용해 기준을 모호하게 했다"며, 이를 "골대를 계속 이동시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TF는 암호화폐가 정식 금융 수단으로 자리잡고, 시장 성장도 가져올 촉매제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피델리티, TD아메리트레이드, ICE의 백트(Bakkt), 모건스탠리와 같은 대기업의 참여와 자금 기반을 확보한 스테이블코인 출시 등, 시장을 안정화할 요인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SEC는 비트코인의 입지를 결정할 규제기관으로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을 전담하는 '핀허브'를 설립해, 규제화를 위한 걸음을 뗐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