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9건의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를 발표했다. 잇따른 SEC의 ETF 승인 거부에 기대감이 꺾인 시장은 하락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EC는 이날 프로셰어즈(ProShares), 디렉션에셋매니지먼트(Direxion Asset Management), 그래나이트셰어즈(GraniteShares) 등이 제출한 총 9건의 비트코인 EFT 승인을 거절한다고 발표했다.
SEC는 지난 7월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창업자 캐머런·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ETF 승인을 재차 거부한 바 있다. 또 이달 초에는 자산운용사 반에크와 암호화폐 스타트업 솔리스X가 함께 만든 비트코인 ETF 상장 심사를 다음달 30일로 연기했다.
SEC는 이번에도 시장 조작 가능성과 사기 범죄에 대한 우려를 거부 사유로 내세웠다. SEC 측은 "이번에 신청한 ETF들은 사기와 시장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거래소 규정에 부합하지 못했고,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대규모 시장'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한다는 점에서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지만,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식과도 유사하다. SEC는 아직 암호화폐 기반 ETF를 승인한 전례가 없다. 하지만 SEC가 ETF를 승인하면 기관 투자가 촉발돼 시장이 대중화되리란 기대감이 다시 한풀 꺾인 것이다.
현재 시각(1시 40분 기준) 토큰포스트 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67% 하락한 6,421달러(한화 약 72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등 주요 코인들도 -6.27%, -6.69%, -6.84%, -8.81%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ETF 승인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핫한 이슈인 가운데, 이를 다르게 바라보는 업계 유명인사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더리움의 공동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ETF에만 집중된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열기를 지적하며, "ETF 승인보다 사용 편의를 개선해야 암호화폐가 대중화될 것"이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자산운용사 판테라의 댄 모어헤드 CEO 또한 투자자들의 과잉 반응을 언급했다. 그는 "ETF 승인 거부는 5년 동안 계속돼왔다"면서 규제기관이 해당 문제를 신중히 다루고 있으니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현지시간) ETF의 대안상품으로 미국 투자자들을 겨냥한 비트코인 기반 상장지수채권(ETN)이 나스닥 스톡홀름 거래소에 상장돼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차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