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도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초기 감염된 94명을 분석해 얻은 결과다.
당초 전문가들은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은 이를 훨씬 뛰어넘은 효과를 보였다.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홍역 백신(9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고무적인 백신 뉴스를 환영한다”며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파트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으며, 내년 13억회 투여분이 생산될 전망이다.
주식 시장은 '활짝', 금·비트코인은 하락…전문가들 "비트코인 단기 조정일뿐"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주식 시장도 들썩였다. 기존 언택트 및 코로나 수혜 기술주가 하락함과 동시에 큰 피해를 입었던 항공, 레저 주식 등이 급등했다. 코로나19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도 전날 대비 급격히 상승했다.
반면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5%(97.30달러) 떨어진 1,85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금보다 위험자산으로 자금은 옮긴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디지털 금'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도 하락 양상을 보였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07% 하락한 1만5300달러 대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조정에 들어갔을 뿐, 강세 전망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언 셀키스(Ryan Selkis) 메사리 CEO는 "(트럼프 대선 불복) 등 미국 정치 분열로 비트코인이 향후 최소 반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6개월간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댄 헬드(Dan Held) 크라켄 비즈니스 총괄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리스크 헷지(위험회피) 수단"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전례 없는 규모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고, 내년 비트코인은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