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세계 2위 비트코인(BTC) 선물 시장으로 부상했다.
2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CME는 지난 2017년 BTC 선물을 출시한지 3년 만에 미결제 약정 기준 두 번째로 큰 선물 시장으로 성장했다.
미결제 약정은 결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선물 계약을 말한다. 시장의 자금 유출입 상황을 보여주며 가격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스큐(Skew)에 따르면 22일 기준 CME 선물 시장의 미결제 약정 규모는 7억 9000만 달러(약 8900억원)를 기록했다. 바이낸스퓨처스를 추월했으며, 1위를 지킨 오케이엑스(OKEx)와도 불과 1900만 달러가 차이난다.
CME가 전체 BTC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50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초 4%에서 이달초 10%, 이번주 15.8%까지 늘어났다.
BTC 선물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CME는 일반 투자자 대상 플랫폼에 비해 현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비트코인(BTC) 투자 참여가 늘어나면서 규제 허가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시장 입지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등 기관 대상 업체들도 기관 투자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BTC 옵션 시장도 전문 트레이더 및 고액 순자산 보유자 참여가 늘면서 사상 최대 일일 거래량을 기록했다. 또 억만장자 투자자 폴 튜더 존스,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 등도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 및 장기 투자 방안으로 BTC을 채택했다.
매튜 딥 스택 펀드 공동 설립자는 "CME의 부상은 기관 참여 증가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비트멕스, 바이낸스 등에 상장된 미규제 파생상품과 달리 CME는 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규제 허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ME의 BTC 선물 미결제 약정이 1500건이나 증가했던 지난 10일 이후 3일 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9% 급등하며 1만 3000달러를 넘었다.
유명 투자자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소셜캐피털 CEO는 앞으로 더 많은 은행 및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페이팔의 암호화폐 서비스 소식 이후, 많은 주요 은행들이 BTC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지원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수년간 BTC 선물 시장을 양분해왔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와 오케이엑스는 규제 압박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달 초 비트멕스는 미국에서 미허가 거래소 운영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 이후 BTC 보유량은 27%,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24% 감소했다.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OKEx 경영진들도 현지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