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해당 조치는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부합하지 않는 수입 차량과 부품에 적용되며, 차량은 오는 4월 3일 오전 12시 1분(미국 동부시간)부터, 부품은 5월 3일 이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가 전해진 이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장 시작 전 거래에서 6.5% 급락했고, 포드(F)와 지프 및 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STLA) 역시 각각 2.5%, 1% 이상 하락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정교한 공급망을 운용해온 기업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도요타(TM)와 혼다(HMC)는 각각 2% 안팎 하락했으며, 최근 210억 달러(약 30조 6,600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현대차도 한국 증시에서 4% 넘게 떨어졌다. 독일에서 거래된 폭스바겐 또한 1.5% 가량 하락하는 등 유럽 자동차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그 가운데 테슬라(TSLA)만이 약보합권에서 움직이며 비교적 선방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가장 미국산 비율이 높은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테슬라도 이번 관세에서 피해를 완전히 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관망세를 자극했다.
이번 관세 조치가 자동차 업계 전체 수익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에도 직결될 수 있어 정치적 파장도 예고된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에까지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