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92.9로 7.2포인트 하락하며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e토로(eToro)의 미국 투자 분석가 브렛 켄웰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투자자와 소비자, 기업들의 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기대지수는 65.2까지 떨어지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80 이하로 내려가면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설문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컨퍼런스보드의 글로벌 지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파니 기샤르는 "향후 고용과 비즈니스 전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히 높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응답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상승률이 6.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전달보다 높은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무역 정책과 관세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가계 소득 전망이 악화했고, 고용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졌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소비자 의견이 부정적으로 돌아섰으며, 향후 1년 내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비율은 37.4%에 불과했다. 전국보험(Nationwide)의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 오렌 클래치킨은 "고소득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소비자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며 "최근 주식시장 조정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시장이 안정되면 반등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소비자 신뢰도 지표가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특히 소비 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경기둔화 신호가 소비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