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가 또다시 대규모 비트코인(BTC) 이동을 감행했다. 지난 25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컴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마운트곡스는 두 개의 지갑으로 총 11,501BTC(약 1조 4,600억 원)를 전송했다.
블록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 중 893BTC(약 1,025억 원)는 마운트곡스의 콜드월렛으로 이동했고, 나머지 10,608BTC(약 1조 2,170억 원)는 '체인지월렛'이라 불리는 별도 지갑으로 옮겨졌다. 이는 마운트곡스가 약 20일 사이 세 번째로 감행한 대형 비트코인 이전이다. 앞서 3월 6일과 11일에도 각각 12,000BTC(약 1조 5,700억 원) 및 11,833BTC(약 1조 5,400억 원)를 전송한 바 있다.
이전된 자산이 곧 시장에 유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스팟온체인(Spot On Chain)은 2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과거 사례를 보면, 이처럼 이동된 비트코인은 일부 거래소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마운트곡스가 매도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마운트곡스에서 나온 일부 자금이 비트스탬프(Bitstamp) 거래소를 거친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한편, 마운트곡스는 현재 약 35,000BTC(약 4조 5,500억 원)를 보유 중이며, 이러한 대규모 이동이 이어지면서 채권자 상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채권자들은 비트코인이나 현금 중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지난해 7월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다수가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하지 않고 보유할 뜻을 내비쳤다.
마운트곡스는 2014년 해킹으로 85만 BTC를 잃으며 파산했고, 이후 일본 법원이 파산 절차를 관리해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파산관재인은 상환 계획을 1년 연기하며 "채권자 대부분이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운트곡스가 연말에도 24,000BTC(약 3조 1,200억 원)를 이동한 기록이 있는 만큼, 이번 이동 역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