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에 대한 제재를 철회한 만큼, 관련 소송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22년 8월,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 그룹’이 이 프로토콜을 이용해 자금을 세탁했다고 주장하며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일부 사용자들은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올해 3월 법원이 토네이도 캐시 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서, 미 재무부는 21일 제재를 공식 철회했다. OFAC는 특별제재대상자(SDN) 목록에서 토네이도 캐시 관련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 30여 개를 삭제했으며, 이에 따라 소송의 근거가 사라졌다는 것이 정부 측 주장이다.
미 재무부는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법원이 사건을 계속 심리할 헌법상 권한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법적 판단이 불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그러나 코인베이스(Coinbase)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폴 그레왈(Paul Grewal)은 “제재를 철회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법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무부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레왈은 “자발적인 중단(voluntary cessation) 원칙에 따라, 피고가 문제가 된 행위를 중단했더라도 향후 동일한 조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면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미 대법원이 유사한 사례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선례를 언급했다. 그는 “미 재무부가 토네이도 캐시를 다시 제재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이번 사건이 무효라고 볼 순 없다”고 강조했다.
토네이도 캐시 사용자를 대표하는 이더리움(Ethereum) 핵심 개발자 프레스턴 반 룬(Preston Van Loon) 등 6명은 2022년 9월 코인베이스의 지원을 받아 미 재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10월, 크립토 정책 옹호 단체 코인센터(Coin Center)도 별도의 소송을 진행했다.
한편, 토네이도 캐시 공동 창립자인 로만 스톰(Roman Storm)과 로만 세메노프(Roman Semenov)는 기존 제재와 별개로 2023년 8월 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세메노프는 현재 FBI 수배 명단에 올라 있으며, 스톰은 200만 달러(약 292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상태다. 그의 재판은 오는 4월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네덜란드 당국에 의해 체포됐던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 알렉세이 퍼체프(Alexey Pertsev)는 최근 예심 구금을 면제받고 석방됐으며, 돈세탁 혐의에 대한 항소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