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과 우주 기술 관련 주식들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월, 스페이스X는 내부 주식 매각을 통해 기업 가치가 약 3500억 달러(약 504조 원)로 평가됐다. 이번 거래에서 직원 및 기존 투자자들은 주당 185달러에 주식을 처분했으며, 이후 사설 시장에서는 주가가 229달러까지 상승하며 추가적인 가치 상승을 기록했다.
포지 글로벌(Forge Global)의 데이터 및 투자 솔루션 책임자인 하우 응은 "대규모 주식 매각 이후 사설 시장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흔한 현상"이라며 "이는 새로운 가격 기준선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테슬라는 스페이스X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3개월간 사상 최고치인 489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시 22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중국 및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와 더불어,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로 인한 미국 고객들의 반발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엘론 머스크를 지지한다”며 테슬라 차량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테슬라 주가는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우주 기술 관련 기업들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로켓 랩(Rocket Lab)의 주가는 올해 초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약 40% 하락했고, 직관적 기계(Intuitive Machines)는 최근 달 착륙선이 크레이터에 추락한 사고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한편, 스페이스X도 최근 스타십(Starship) 로켓 발사 실패로 인해 우주 탐사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주 발사된 스타십은 이륙 몇 분 만에 폭발하면서 잔해가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 떨어졌고, 일시적으로 항공 교통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올해만 두 번째 발사에 실패한 것이다.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악재가 즉각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겠지만,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사설 시장에서도 기업 가치가 결국 실적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따라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스페이스X는 일반적으로 매년 두 차례 직원 및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는 바이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 여름 또 한 번의 바이백이 이뤄진다면, 이를 통해 기업의 최신 가치 평가가 다시 이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