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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속도 줄었다…미국 2월 CPI 2.8%, 작년 11월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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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레 기자

2025.03.12 (수)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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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이 안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관세 불확실성이 연준의 정책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속도 줄었다…미국 2월 CPI 2.8%, 작년 11월 이후 최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물가 둔화 신호를 보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으로, 올해 금리 전망을 개선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관세 불확실성이 연준의 정책 결정에 변수로 남아있다.

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지표다.

12일 미국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2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을 보였다. 직전월 기록 3.0% 대비 0.2%p 내리며 예상치 2.9%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 CPI는 0.2%로 나타났다. 직전월 기록 0.5% 및 예상치 0.3%를 크게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해 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리키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물가가 처음 급등하기 시작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3.3%보다 0.2%p 개선되면서 예상치 3.2%보다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직전월 0.4%에서 둔화하며 예상치 0.3%를 하회했다.

미 CPI 데이터 / 미 노동통계국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전월 대비 식품 물가는 0.2% 올랐다.

휘발유 물가가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1% 내렸지만 전기 및 천연가스 지수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신차 물가는 전년 대비 0.3%, 전월 대비 0.1% 내렸다. 중고차 물가는 전년 대비 0.8% 올랐으며 전월 대비 0.9% 올랐다.

교통비는 전년 대비 6% 올랐으며 전월 대비 0.8% 내렸다. 2023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CPI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2월 전체 물가의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1월에 비해서는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물가 발표 후 주식 시장 선물은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 선물, S&P500 선물, 나스닥 선물은 각각 0.62%, 0.97%, 1.4%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은 초기 하락 반응을 보이다가 즉각 반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21시 39분 기준 비트코인은 3% 상승한 8만4230달러, 이더리움은 2% 오른 19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19일 연준이 금리를 4.25-4.50%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은 97%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은 통화 당국이 금리 수준을 5월까지 유지하다가 6월에 금리 인하를 재개할 전망에 무게를 싣었다.

금리 전망 데이터 /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2월 물가 둔화 신호에 시장이 안도하고 있지만 물가 전망과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찰스 슈왑 UK 매니징 디렉터 리처드 플린은 이번 CPI 발표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물가 둔화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 장벽 및 이민 통제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성장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몇 분기 동안 시장은 물가를 가장 큰 문제로 여겼지만, 이제는 성장 둔화가 금리 결정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애나 웡과 스튜어트 폴은 2월 CPI 보고서가 일부 소비 부문에서의 수요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른 지표에서도 나타난 소비 위축 흐름과 일치한다. 다만,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일부 재화(자동차, 가구, 의류)에서는 물가 상승 둔화가 멈춘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CPI에 미치는 최종 영향은 서비스 소비 둔화가 재화 가격 상승을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2월에는 서비스 부문 둔화가 재화 가격 상승보다 더 컸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연준이 금리를 0.7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번 CPI 보고서가 연준에 약간의 안도감을 줬지만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준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다음 주 회의에서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인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앤드류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다음 주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2025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연준 위원들의 중간 전망치는 두 차례 인하였는데, 현재 시장에서는 세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며, 연준이 시장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케이 헤이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보고서가 추가적인 물가 진전의 징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이번 달 회의에서 동결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물가 압력 완화와 성장 하방 리스크 증가가 있는 만큼 연준이 완화 주기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마 샤 프린시플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이번 CPI 보고서를 '폭풍 전야'의 고요라고 보면서 "연준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시행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며 더 악화될 수도 있다"면서 "연준과 시장이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해석은 국채 움직임에서도 확인됐다.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에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곧바로 반등했다. 사이먼 화이트 블룸버그 매크로 전략가는 "전반적인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인식 때문"이라면서 "물가가 완전히 해결된 문제라고 결론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했다.

타티아나 다리에 블룸버그 MLIV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할 여지가 생겼다고 기대하지만, 실제로 경제 둔화가 소비 감소 때문이라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을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안도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즈니스 활동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소비를 주저하고 있다"면서 올초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10%에서 25~30%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연준이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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