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프리드(SBF)가 FTX 붕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때 워싱턴 정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SBF는 이제 보수 진영과의 접점을 늘리며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SBF는 보수 성향의 미디어 출연을 늘리고 있으며, 특히 ‘터커 칼슨 쇼’에서 언급된 이후 사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SBF의 사면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SBF는 트럼프와 가까운 법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그의 아버지인 조 뱅크먼 교수 역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칼럼을 기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익명의 로비스트는 "트럼프 세계에서 SBF의 사면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평가했으며, 업계 전반에서도 그가 FTX 사태로 인해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실크로드 창립자인 로스 울브리히트를 사면한 전례가 있어 암호화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지만, 울브리히트와 달리 SBF는 업계 신뢰를 상실한 상태다. 이에 따라 그의 사면 시도가 실제 결실을 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편, SBF의 부모인 조 뱅크먼과 바버라 프리드 역시 트럼프 측과의 법적 연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트럼프와의 접촉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거래적 성향을 띠는 만큼 실리적 판단에 따라 사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사면 노력이 업계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실질적 지원마저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