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암호화폐 사기 신고 시스템이 지나치게 분산되어 있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인베이스의 최고보안책임자(CSO) 필립 마틴은 최근 SXSW 콘퍼런스에서 "현재 암호화폐 사기 신고는 여러 기관에 조각나 있어 신고자가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을 겪는다"며 "이를 하나의 시스템 아래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수사국(FBI)의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를 비롯해 다양한 연방 및 주 기관이 금융·인터넷 범죄 신고를 접수하지만, 피해자들은 신고 후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틴은 "현재 IC3나 기타 정부 기관에 사기를 신고해도 마치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피해자가 신고 이후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FBI 요원 로저 캠벨도 같은 패널 토론에서 "영국처럼 단일 포털을 두고 모든 범죄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C3에 신고하면 99%의 경우 후속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이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틴은 암호화폐 사기의 국제적 특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기가 미얀마, 라오스와 같은 미국 외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며 "국제 협력을 통해 악성 행위자들에게 어떤 나라에서도 안전한 피난처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재정보호혁신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관련 사기 2,600건 이상의 신고를 접수했으며,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7가지 사기 유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암호화폐 범죄 수법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다 체계적인 사기 대응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피해자들의 신고 지연과 시장 신뢰 저하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