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구축… 암호화폐 시장 지각변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BTC) 준비금을 구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기관 투자자의 유입을 촉진하고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해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령문에서는 "BTC 공급이 고정된 만큼, 전략적 준비금을 마련하는 선도적인 국가가 되는 것이 중요한 이점이 된다"고 명시됐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연구 책임자 라이언 라스무센은 "이번 조치로 인해 다른 국가 및 민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전 세계 비트코인을 매입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번 행정명령이 글로벌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형 기관 투자자들, 금융 기관 및 연기금 등이 비트코인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는 데 있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장기적인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의 디지털 자산 담당 이사인 앤드루 오닐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에는 이미 정부가 보유한 BTC가 포함될 것이며, 이는 범죄 및 민사 절차를 통해 압수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조치가 비트코인을 공식 준비 자산으로 인정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향후 추가적인 매입 가능성도 있지만,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트겟 리서치(Bitget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오는 7일 백악관에서 열릴 암호화폐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암호화폐 규제 환경과 기관 투자자의 시장 참여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토큰 분류, 세금 인센티브, 규제 완화 조치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경우,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도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실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가운데, 독일 정부가 최근 5만 BTC를 매도하면서 15억 8,000만 달러(약 2조 3,100억 원) 이상의 잠재적 수익을 놓쳤다는 분석도 나와 대조적인 행보다. 독일 당국은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평균 6만 달러 선에서 이 물량을 처분했으나, 현재 같은 규모의 BTC 가치가 44억 5,000만 달러(약 6조 5,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백악관의 공식 발표와 규제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