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미국의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계획을 따를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디지털 자산 전략적 비축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호주 정부는 이와 같은 계획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호주 재무부 조세 및 금융 서비스 담당 장관 대변인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알바니지 정부는 디지털 자산 플랫폼 규제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산업계와 협력해 적절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이 경제, 금융 부문,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백악관 디지털 자산 실무 그룹에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전략적 암호화폐 준비금을 구축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일부 미국 주정부들도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보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암호화폐 거래소 스위프트엑스(Swyftx)의 기업홍보 책임자 톰 매튜스는 "전략적 비축 개념 자체는 인기를 끌 수 있지만, 특정 토큰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략적 비축의 주요 목적이 위기 대응이라면,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크라켄 호주 지사장 조너선 밀러는 "암호화폐가 이미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주요 거래소 상장 ETF뿐만 아니라 연금펀드와 국부펀드에서도 투자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 자산 배분 관점에서 국부펀드나 국고가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규제 당국은 최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AUSTRAC) 브렌든 토마스 CEO는 작년 12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암호화폐 ATM 운영업체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며 규제 초점을 암호화폐 산업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달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도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분류하는 내용을 포함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하며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호주는 글로벌 암호화폐 ATM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인 ATM 레이더(Coin ATM Radar) 데이터를 보면, 현재 호주에는 1,453대 이상의 암호화폐 ATM이 운영되면서 세계 3위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2년 8월 67대에서 급증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