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에서 평소 알려지지 않았던 VOXEL/USDT 무기한 선물 거래 페어가 하루 거래량 120억 달러(약 17조 5,200억 원)를 기록하며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의 동일 계약 거래량을 압도했다.
이 날 발생한 비정상적 거래 활동은 주문이 즉시 체결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버그’로 인식할 정도로 이례적인 패턴을 보였다. 일부 숙련된 트레이더들은 이 같은 이상 현상을 활용해 과도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결국 시장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
이후 비트겟은 사태 초기 조사에 착수해 시장 조작 혐의가 있는 계정을 정지시키고, 해당 기간 중 발생한 비정상 거래에 대해 거래 원상 복구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는 별도의 보상안도 제공했다. 비트겟 측은 이와 같은 신속 대응으로 사용자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시스템과 시장 조성자 운영방식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트겟은 공개 API와 글로벌 시장조성자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이번 거래 이상 현상이 발생한 기술적 원인이나 해당 거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GPS(GoPlus)와 SHELL(MyShell) 코인 가격 급락 사태와 유사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바이낸스는 조작 행위가 확인된 익명의 시장 조성자를 퇴출시켰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암호화폐 업계의 루머와 의혹만 증폭시켰다.
이번 VOXEL 거래 사건은 시장 조성과 자동화 시스템의 취약성이 실거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사용자 보호 시스템 개선과 거래소 투명성 확보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