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인 증권사 피남(Finam)이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와 연계된 구조화 상품을 출시한다. 이번 상품은 러시아 내 ‘적격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며, 비트코인 ETF에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피남은 2월 17일부터 IBIT를 기반으로 한 구조화 채권 제공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안톤 도로드네프(Аnton Dorodnev) 피남 혁신상품 총괄은 "이번 상품은 만기 6개월의 첫 IBIT 연계 구조화 채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남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러시아 투자자들이 IBIT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어, 이번 채권 출시가 암호화폐 기반 투자상품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구조화 채권은 러시아 루블화로 표시되며, 수익률은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을 기준으로 달러화로 계산된다. 채권 만기 시점에서 IBIT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최소 1bp(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최대 20%의 달러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 투자 금액은 20만 루블(약 220만 원)이며, 피남은 1%의 루블화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향후 피남은 이더리움(ETH) 현물 ETF와 연계된 유사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 내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피남의 이번 상품이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디지털 금융자산법’(On Digital Financial Assets)이 2021년 발효됐으나, 암호화폐를 유가증권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구조화 채권의 기초자산으로 암호화폐 ETF를 활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최근 러시아 정부는 비트코인 활용에 대해 점진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재무부는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 금융자산을 국제 무역 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피남의 새로운 투자상품이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