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50억 달러(약 7조 2,500억 원) 규모의 *세컨더리 리스팅*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선전 증시에 상장되어 있으며, 테슬라(TSLA)와 폭스바겐(VWAGY)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글로벌 생산 확장 및 연구개발(R&D) 강화에 활용될 예정이다.
CATL은 공모 주관사로 JP모건(JPM),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중국증권국제 등을 선정했다. 골드만삭스(GS), 모건스탠리(MS), UBS(UBS)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CATL이 미국 증시 대신 홍콩을 선택한 것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미국 정부의 제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CATL은 중국군과의 연계 의혹으로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CATL은 군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CATL은 유럽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생산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헝가리,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번 공모가 성사되면 2021년 이후 홍콩 증시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V 배터리 수요 증가 속에서 CATL의 성장이 지속될 경우, 홍콩 증시가 글로벌 자본 조달의 중심지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