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내부 위협 정보 분석 보고서에서 일론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 부서(DOGE) 직원들을 ‘내부 위협(insider threat)’으로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와이어드(WIRED)가 입수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산하 재무 서비스국(BFS)의 위협 정보 팀은 DOGE 직원들의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이 "재무 서비스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내부 위협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메일에는 "DOGE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면 즉각적으로 중단하고, 이들이 해당 시스템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전면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와이어드는 재무부와 백악관이 이를 공식 부인했지만, DOGE 소속 기술자들이 민감한 결제 시스템 코드를 열람하고 수정할 권한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전에 스페이스X와 X(옛 트위터)에서 근무했던 마르코 엘레즈가 BFS의 ‘결제 자동화 관리자(PAM)’ 및 ‘보안 결제 시스템(SPS)’ 코드에 읽기 및 쓰기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전했다. BFS는 2024 회계연도 기준 5조4,500억 달러(약 7,902조 원)를 집행한 핵심 기관이다.
이메일에 따르면, BFS 외에도 다른 연방 기관에서 DOGE 직원들이 미인가 변경을 가하고 공무원들의 시스템 접근을 차단한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BFS 위협 정보 팀은 DOGE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 접근을 철회한 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경보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BFS 위협 정보 팀이 수백 명의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주간 보고서의 일환으로 발표됐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위협 분석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국장급 주요 인사가 내부 위협으로 지목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DOGE 직원들의 재무부 시스템 접근을 둘러싼 논란은 법적 분쟁으로도 이어졌다. 6일 연방법원은 DOGE 직원들의 결제 시스템 정보 접근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특정 직원들에게는 ‘읽기 전용’ 접근이 허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오리건주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7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DOGE 직원들의 시스템 접근 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와이든 의원은 "재무부가 DOGE의 활동에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상원 위원회가 요청한 브리핑을 거부하면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재무부와 백악관은 해당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응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