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6500만 달러 규모 암호화폐 해킹 혐의로 캐나다 해커 기소

미국 법무부(DOJ)가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을 해킹해 6500만 달러(약 860억 원)를 탈취한 혐의로 22세 캐나다인 안디안 메제도비치(Andean Medjedovic)를 기소했다. 그는 스마트 계약의 취약점을 악용한 것이 합법이라는 '코드 이즈 로(Code-is-law)' 논리를 주장했지만, 미국 검찰은 이를 사이버 범죄로 판단했다.

4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미 연방 검찰은 2월 3일 연방 법원이 메제도비치에 대한 5건의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해킹한 플랫폼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피해를 입은 인덱스드 파이낸스(Indexed Finance)와 카이버스왑(KyberSwap)으로, 검찰은 그가 두 프로토콜의 스마트 계약을 조작해 핵심 금융 변수를 왜곡시킨 뒤 인위적으로 설정된 가격에 따라 자금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메제도비치가 탈취한 자금을 디지털 자산 스왑, 브릿징 거래, 암호화폐 믹서를 이용해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 검사 존 J. 더럼(John J. Durham)은 이번 사건을 "매우 정교한 방식으로 두 개의 DeFi 프로토콜을 악용해 투자자들로부터 수천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친 범죄"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메제도비치가 카이버스왑 해킹 후 개발팀과 투자자들을 협박해 탈취한 자금의 절반을 반환하는 대가로 플랫폼과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의 완전한 통제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기(wire fraud), 보호된 컴퓨터에 대한 무단 손상(Unauthorized damage to a protected computer), 홉스법(Hobbs Act)에 따른 강요 시도(Attempted extortion), 그리고 두 건의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만약 유죄가 확정될 경우, 보호된 컴퓨터 손상 혐의로 최대 10년, 나머지 4건의 혐의로 각각 최대 20년의 형을 받을 수 있다.

메제도비치는 2021년 인덱스드 파이낸스를 해킹한 이후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자신이 '코드 이즈 로' 논리에 따라 행동했으며, 스마트 계약의 취약점을 악용하는 것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2023년 DL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남미를 여행한 후 한 외딴 섬에 정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해킹 관련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지만, 윤리적 해킹(ethical hacking)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달 뒤, 카이버스왑에서 약 50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가 유출되었으며, 블록체인 분석가들은 이 사건이 메제도비치와 연관된 지갑과 연결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는 이 지갑을 통해 200만 달러를 또 다른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해킹 후 탈취한 암호화폐를 이더리움 네트워크로 이동시키려 했으나, 개발팀이 이를 차단하자 직접 고객 지원팀에 연락해 거래를 강제로 처리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인덱스드 파이낸스 공동 창립자인 로렌스 데이(Laurence Day)는 "그가 체포된다고 해도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취된 암호화폐 상당수가 이후 또 다른 해킹으로 유출되어, 자금 회수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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