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정책 여파… 비트코인 ETF서 2억3400만 달러 유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비트코인 ETF에서 2억3400만 달러(약 3,1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최근 4일간 10억 달러(약 1조3,200억 원)의 순유입이 이어졌던 흐름과는 크게 대조된다.

5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2월 3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약 2억3500만 달러가 순유출되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3주 최저치까지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 주말 BTC는 한때 9만2,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비트코인 ETF에는 하루 평균 2억5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이번 대규모 유출은 정치적 및 경제적 요인에 따른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보여준다.

ETF별로 보면, 가장 큰 자금 유출은 피델리티(Fidelity)의 FBTC에서 발생했으며, 하루 동안 1억7760만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이날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GBTC에서도 860만 달러가 유출됐으며, 비트와이즈(Bitwise)의 BITB는 550만 달러, ARK의 ARKB는 507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블랙록(BlackRock)의 IBIT, 인베스코(Invesco)의 BTCO, 프랭클린(Franklin)의 EZBC, 발키리(Valkyrie)의 BRRR, 반에크(VanEck)의 HODL, 위즈덤트리(WisdomTree)의 BTCW 등 주요 ETF들은 별다른 자금 흐름 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특이하게도, 그레이스케일의 또 다른 비트코인 ETF인 BTC는 8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이날 유일하게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번 ETF 자금 유출의 주요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2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30일간 유예되었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만 예정대로 진행되기로 했다.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 S&P 500, 나스닥(Nasdaq) 등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무역전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리스크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생산 비용 증가, 공급망 차질, 보복 관세 등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높은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서 자금을 빼면서 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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