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암호화폐 육성 나서지만 사이버보안 우려 여전

친암호화폐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련 법안이 쏟아질 전망이지만,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미국 내 암호화폐 대중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17%가 암호화폐 거래 경험이 있으나 이 비율은 2021년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63%는 선거 직전 실시된 조사에서 암호화폐 투자나 거래에 대한 신뢰도가 낮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소비자보다는 산업에 초점을 맞춰 암호화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FIT21(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 법안의 공동 저자인 더스티 존슨(Dusty Johnson) 의원은 "산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사업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확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하원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했으나 상원에서는 계류 중이다.

존슨은 FIT21에 포함된 암호화폐 사이버보안 조항이 새 행정부에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 농업위원회 위원장 글렌 톰슨(Glenn Thompson)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FIT21은 디지털 자산을 다루는 금융 중개기관에 중요한 사이버보안 안전장치를 요구한다"며 "규제 대상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사이버 취약점을 평가하고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명시적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지지자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자문하고 있어 보안 측면의 입법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한다. 시큐리티 스코어카드의 제프 르(Jeff Le) 글로벌 정부 관계 및 공공정책 부사장은 "폴 앳킨스 SEC 위원장 지명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등이 암호화폐를 지지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벤처캐피털 투자자 데이비드 삭스를 AI·암호화폐 차르로 임명했다.

암호화폐 산업은 2024년 선거에서 산업 친화적인 의원들에게 상당한 기부금을 제공했다. 친암호화폐 성향의 초당적 정치활동위원회 페어셰이크(Fairshake)와 그 계열사들은 코인베이스와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지원을 받아 2026년 중간선거를 위해 이미 10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고위 임원들이 트럼프 행정부 요직에 발탁됐다.

코인베이스의 파리야르 시르자드(Faryar Shirzad) 정책 책임자는 "역사상 가장 친암호화폐적인 의회와 대통령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포인트 시큐리티의 제이슨 베이커(Jason Baker) 선임 위협정보 컨설턴트는 "현 행정부의 신호와 영향력 있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향후 4년간 의미 있는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커는 "사이버 범죄는 암호화폐 가치 상승의 혜택을 받는다"며 "랜섬웨어의 경우 미국 달러로 요구되지만 대부분 비트코인으로 지불된다"고 설명했다.

FTI 컨설팅의 스티브 맥뉴(Steve McNew)는 랜섬웨어 피해 기업의 암호화폐 지불에 대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공개 의무화는 기업을 더 큰 표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암호화폐 공개에 대한 정책은 투명성과 위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르는 암호화폐 사이버보안 정보 공유법과 랜섬웨어 및 금융 안정법 등이 재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국제 반랜섬웨어 이니셔티브 리더십을 이어갈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맥뉴는 "암호화폐의 정의부터 기본 매개변수까지 많은 것이 입법을 저해할 수 있다"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지정 당국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회기에서 하원이 크게 양분될 것으로 예상돼 합의 도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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