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 암호화폐 비용 기준 변경 규정에 임시 완화 조치 발표

미국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비용 기준 계산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2025년 말까지 유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강세장에서 암호화폐 납세자들의 세금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은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중앙화 거래소(CeFi)에서 자산 매각 시 적용되는 비용 기준 회계 방식과 관련된 새로운 규정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IRS는 투자자들이 특정 회계 방식인 HIFO(최고가 선입선출) 또는 Spec ID(특정 자산 식별)를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FIFO(선입선출) 방식이 적용되도록 규정했다.

FIFO 방식은 미국에서 자본 이득세 계산의 기본 방법으로, 가장 먼저 구매한 암호화폐가 가장 먼저 매각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로 인해 매각 시 자산의 원가 기준이 낮게 평가되며, 강세장에서 상당한 자본 이득세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코인트래커(Cointracker)의 세금 책임자 셰한 찬드라세케라는 12월 31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투자자들은 더 이상 자동으로 FIFO 방식에 고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찬드라세케라는 이 규정이 즉각 시행되었을 경우,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재앙적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의도치 않게 구매 가격이 가장 낮은 자산을 먼저 매도하게 되어 세금 부담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할 경우 더 높은 자본 이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마크 토마스는 FIFO 방식이 특정 상황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도 날짜가 가장 먼저 구매한 암호화폐 이후 1년을 초과하지만, 가장 최근 구매한 자산 이후 1년 미만일 경우 장기 자본 이득세가 적용돼 단기 세율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임시 완화 조치는 2025년 말까지 중앙화 거래소에서 적용되며, 브로커들은 이 기간 동안 다양한 회계 방식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그때까지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기록을 유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투자자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제공함으로써 세금 전략을 재정비할 기회를 준다고 평가했다.

IRS의 이번 발표는 암호화폐 과세와 관련해 점점 더 커지는 법적 논란 속에서 나왔다. 지난 12월 28일 블록체인 협회(Blockchain Association)와 텍사스 블록체인 협의회는 IR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브로커가 디지털 자산 거래를 보고하도록 한 새로운 규정과 탈중앙화 거래소(DEX)까지 포함하는 보고 의무 확대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IRS는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최종 규정에서 브로커가 디지털 자산 거래에 참여한 납세자의 정보를 보고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이 규정은 브로커가 암호화폐 및 기타 디지털 자산 판매에서 발생한 총수익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한다. 블록체인 협회는 이러한 요구가 개인 정보 보호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IRS의 규정 강화는 암호화폐 시장의 과세 체계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업계는 이 규정이 과도한 보고 의무를 부과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간 규제 환경이 암호화폐 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임시 완화 조치가 2025년 말까지 적용되면서, 투자자들은 다양한 회계 방식을 검토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2027년부터 본격 시행될 규정을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IRS의 조치가 투자자 보호와 과세 체계 정립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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