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사상 첫 10만 달러를 달성하는 이정표를 세운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는 이를 기념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한 후 10만3587달러에서 최고점을 경신했다. 5일 3시 10분 현재는 전일 대비 6% 오른 10만2268달러에 거래 중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 10만 돌파 축하(Happy Bitcoin $100k day)' 메시지를 공유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홍콩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저스틴 다네탄은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는 단순한 이정표가 아니라 금융, 기술, 지정학 분야의 변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판타지로 치부되던 수치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X(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설립된 2012년 6월 비트코인 100달러(15만원) 상당을 샀다면 현재 가치는 약 150만 달러(21억2000만원)였을 것이고, 100달러를 그대로 보관했다면 73달러 상당의 물건만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지난 12년 동안 가장 수익률이 좋은 자산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모든 정부, 특히 물가 헤징 수단을 찾는 정부는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디지털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4년간 정치적 '연옥'에 있었던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금융 주류로 진입하기 직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 채택, 토큰화 및 결제의 발전, 명확한 규제 경로가 이러한 모멘텀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를 낙관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일직선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항상 수익실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 곧 친암호화폐 행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전 세계도 이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 자산 연구 수석은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약 3%가 올해 기관 자금을 통해 매수됐다"면서 "디지털 자산은 하나의 자산군으로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몇 년 뒤에는 거래소에서 외환(FX), 금리, 상품 거래 데스크 옆에 디지털 자산을 다루는 판매 및 거래 데스크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드니 AMP의 수석 경제학자이자 투자 전략 책임자인 셰인 올리버는 "시간이 지나면서 비트코인은 금융 지형의 일부가 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확실히 모멘텀적인 요소가 있으며 현재 모멘텀은 상승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엑셀리온의 샘슨 모우는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하면 100만 달러 달성은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었다"면서 "글로벌 비트코인 '포모(FOMO,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친암호화폐 입장을 표명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암호화폐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 마이애미 디지털 자산 헤지펀드 '애시메트릭(Asymmetric)'의 CEO 조 맥캔은 "비트코인은 약 7개월 동안 횡보했지만 11월 5일 이후 미국 투자자들은 즉시 대대적인 매수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한때 암호화폐를 '사기'이며 잠재적인 '재앙'이라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던 트럼프는 재선을 위한 유세 기간 동안 현 정부가 취한 '집행을 통한 규제'를 끝내고 업계를 지원,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의 대선 압승 이후 4주 동안 50% 이상 상승했다. 연중 140% 이상 상승하며 같은 기간 28% 상승한 S&P 500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친암호화폐 성향의 의원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다. 스테이블코인 테더 협력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 하워드 루트닉이 상무부 장관에 지명되는 등 정부 요직에 친암호화폐 성향의 인사들이 배치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업계에 적대적이었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후임으로, 암호화폐 지지자 폴 앳킨스를 지명하며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블록체인 협회 CEO 크리스틴 스미스는 "폴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차기 SEC 수장과 협력하여 미국 암호화폐 혁신의 새로운 물결을 함께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암호화폐 시장을 관할하는 다른 주요 규제기관에도 업계에 우호적인 인사가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악관 내 암호화폐 정책 전담 직책이 신설될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규제 개선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비트코인 투자 가치는 최근 몇 년간 기관과 기업 사이에서도 설득력을 얻었다. 블랙록,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대형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비트코인 '기업공개(IPO)'의 순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TF는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를 위한 채널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 ETF는 대선 이후에만 4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달 찰스 슈왑의 차기 CEO 릭 워스터도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규제 변화를 예상하면서 암호화폐 현물 거래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에 대한 주류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비트코인은 가상적이고 디지털인 금"이라면서 "달러가 아닌 금 경쟁자"라고 말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무도 비트코인을 금지할 수 없다"면서 신기술을 활용한 결제 도구들이 발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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