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돌파에 실패하고 대선 이후 가장 긴 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5% 넘게 하락하며 3일 연속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 내린 9만46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선 이후 1조 달러가 증가했던 암호화폐 시장 전반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레터 '크립토 이즈 매크로 나우(Crypto Is Macro Now)'의 저자 노엘 애치슨은 "10만 달러 돌파 실패는 트레이더들에게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이제 수익을 실현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외부적인 글로벌 경제 요인이 비트코인 하락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가 발표한 관세 계획이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식 선물이 하락하고 달러 지수가 상승하는 등 트레이더들이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인디펜던트 리저브의 CEO 애드리안 프젤로즈니는 "사람들은 수익을 실현할 구실을 찾고 있었다"면서 "현재 강세장 심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친암호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으로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강세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TD 코웬의 애널리스트 제럿 사이버그는 연구 노트에서 "1월 20일 취임 후 대통령 당선인은 즉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암호화폐 규제 완화와 준법 경로 조성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우호적인 규제를 통해 미국을 암호화폐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고, 이후 암호화폐 채택 움직임은 더욱 강화됐다. 대선 이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70억 달러 이상이 유입돼 현재 ETF의 순자산총액은 105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기관 암호화폐 플랫폼 FRNT파이낸셜(FRNT Financial)의 CEO인 스테판 우엘렛은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었다면서 "잠시 상승을 멈추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며, 현재 시장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기보다는 다음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G 호주 마켓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도 "최근 비트코인 후퇴는 지나친 과매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필요했던 조정"이라며 "하락 반전이나 부정적인 징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또한 시장이 직선적으로 계속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거래업체 QCP캐피털은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실패에 시장 투자자의 관심이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12월까지 횡보를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QCP는 "비트코인이 계속 10만 달러 돌파에 좌절한다면 시장 자본은 이더리움 및 다른 알트코인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 한 주 간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62%에서 59%까지 빠지며 이러한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더리움 옵션 시장은 단기 옵션 콜에 유리하게 치우쳐 있지만, 비트코인 콜 옵션은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월 27일 이후부터 매수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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