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갈등 고조에 비트코인 6만 달러대 급락...금리인하 상승분 반납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은 이스라엘에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예고하면서 양국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암호화폐 시장, 주식 시장 등 위험자산 시장에서 급격한 매도세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은 6만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다가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준비한다는 미 백악관 발표에 6만2500달러로,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이스라엘 방위군의 발표에 6만1000달러로 더 밀려났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 가량 내린 6만860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모습이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6% 하락한 24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BNB는 3.8%, 솔라나는 5.89%, XRP는 3.6%, 도지코인은 7.4%, 톤코인은 7.16% 등 상위권 알트코인도 빠르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41%, S&P500 지수는 0.93%, 나스닥 지수는 1.53% 크게 하락했다.

반면 원유 가격은 일제히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3% 가량 올라 배럴당 70.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월 금리인하 이후 약세를 보였던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0.5% 상승 반전했다.

세계 최대 금선물 거래소인 미국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되는 금선물은 온스당 2682.80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비트코인, 안전자산 역할할까

암호화폐 업계, 블랙록 등 일부 금융 부문은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긴장, 미국 부채·재정 적자 우려, 정치적 불안 등을 헤징할 다각화 방안이라고 평가해왔다.

한편, 이번 중동 갈등 속에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주식 같은 위험 자산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시켜줬다. K33 리서치는 1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S&P500의 30일 상관관계가 0.62로 연간 최고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잭 판들(Zach Pandl)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이 물가에 방어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 시기에 '안전자산'으로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잭 판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실물 금이나 미국 국채 같은 전통적인 수단을 찾고 있다"고 봤다.

다만 향후 몇 년 동안 각국에서 비트코인이 채택되면서 비트코인과 위험 자산의 상관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판들 총괄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 널리 보유되고 중앙은행과 정부의 준비자산이 된다면 비트코인은 일반적인 안전자산이 될 수도 있다"면서 "아직은 국채나 금과 비교해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드라고슈는 "지정학적 위기 사건에 비트코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면서 "과거 데이터를 볼 때 자산은 이러한 사건에 단기적인 영향을 받다가 이후 상당히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 자산이지만 희소성이 점점 강해지는 만큼 그 성격이 계속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비트코인이 지난 몇 년 동안 매우 위험한 자산에서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발전해 왔다"고도 덧붙였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스위스블록(Swissblock) 애널리스트 팀은 "시장을 압박하는 '전쟁 소식'이 자산 시세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며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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